어디에다 두었을까? 한참을 찾았다. 책상 서랍도 열어보고 옷장도 뒤져보고 옷 속 주머니까지 다 열어보았지만 어디에도 없었다. 나의 잃어버린 일년의 세월이…
언제나 연말이 되면 마음이 착잡하며 무언가 놓쳐버린 듯, 잃어버린 듯 아쉽고 허전하기까지 하다.
연초에는 늘 올해는 예년과는 다른 한 해를 만들어 가리라고 다짐도 하고 결심도 하며 결실의 새해를 열어놓지만, 막상 닫을 때가 되면 또 언제나처럼 똑 같은 한해를 닫는다는 아쉬움과 허전함에 어쩔줄 몰라 한다. 이 한해도 결국은 이렇게 저물어간다
어찌 생각하면 다 묻어버리고 싶어 빨리 저물기를 바라겠지만, 또 어찌 생각하면 그래도 내 생의 한 획을 긋는 한해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에 회한이 가득하다.
그러함에도 우리에게 희망이 있는 것은 내일이, 다시 시작할 내년이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 얼마나 감사하며 고마워해야 할 일인가. 올해를 흐릿하게 살아 부끄러운 사람도, 그런대로 살았지만 더 잘 살아가기를 원하는 사람에게도 변함없이 누구에게나 똑 같은 내년이 주어졌으니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내년에는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좀 더 챙겨주어야지, 나에게 주어진 일에 더 열심을 가지고 임해야지, 가정에 더 애정을 가지고 나의 모두를 쏟아야지, 더 베풀어야지, 더 용서하고 더 이해하고 더 품으며 한해를 만들어 가야지…
기지개 켜고 일어나 ‘내일 다시 떠오를 내일의 해’를 바라보며 희망차게 시작해야지. 치매환자가 아닌 정상인으로 계획과 다짐을 꼭 기억하며 내년을 아름답게 만들어 가리라.
일년 후, 내년 오늘은 기쁨과 감사의 글을 가득히 써서 올리리라.
이영숙/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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