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군인”“후회 없다”“신의 저주를”
지난 29일 오후 7시(LA시간). 미군이 관리해 온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은 바그다드 미군 특별기지 크로퍼 내부의 교도소에서 카다미야의 옛 정보부 건물로 인계됐다. 후세인이 재임 시절 저항 인사들을 가두고 고문했던 바로 그곳에 형장의 교수대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라크 정부 관계자들은 종교행사 ‘이드’를 들어 사형 집행 임박설을 부인했지만, 26일 사형확정 직후 물밑에서는 교수형 집행 절차가 착착 진행되고 있었다.
<편집자주>
▲“나 없는 이라크는 아무것도 아니다”
마침내 검정색 옷을 입고 양손이 뒤로 결박된채 교수대로 올라온 후세인은 검은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사형집행관에게 둘러싸였다. 그의 얼굴에는 코앞에 다가온 죽음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역력했다.
집행관이 사형수에게 씌우는 두건을 건넸지만 후세인은 두건을 거부했다. 집행관이 “올가미가 조여들면 목이 잘릴 수 있다”고 말하자 후세인은 순순히 받아들였고, 집행관은 검정색 두건을 목에 감고 곧바로 굵은 노란색 밧줄로 된 올가미를 그의 걸었다.
목에 올가미가 걸린 후세인은 모든 것을 포기한 듯 담담한 모습으로 “후회나 두려움은 없느냐”는 질문에 “없다. 나는 한평생 지하드(성전)를 위해 싸워 온 군인이다. 이 길을 걷는 자는 그 누구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대답했다. 이어 그는 손에 꽉 쥐고 있던 코란을 “반다르에게 전해 달라”며 입회인에게 건넸다.
자신의 앞으로 다가온 이슬람 성직자를 따라 짧은 기도를 올린 후세인이 “나 없는 이라크는 아무것도 아니다”는 이승에서의 마지막 말을 남기는 순간 그의 발밑에 있던 발판이 밑으로 꺼졌고, 육중한 그의 몸은 줄에 매달린 채 심하게 떨렸다. 그리고 1분여뒤 그는 눈을 부릅뜬 상태로 숨을 거뒀다. 최종 사망을 확인할 때까지 그는 9분 정도 더 매달려 있었다.
후세인의 죽음을 확인한 집행관들은 그의 몸을 흰색 천으로 감아 얼굴만 내놓은 채 콘크리트 바닥에 눕혔고, 이같은 모습의 이라크 국영 TV 의 카메라에 고스란이 담겼다. 왼뺨의 광대뼈 부분과 목 주변에는 붉은 핏자국이 선명하게 비쳤다.
▲끝까지 반항적
TV에 공개된 그의 모습은 비교적 현실을 받아들이는 모습이었지만, 그 직전에는 집행관들에게 욕설을 하고 큰 소리로 저주를 내뱉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반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형 집행에 앞서 사형장 옆방의 판사실에서 판결문 낭독이 시작되자 후세인은 “국가여, 국민이여, 팔레스타인이여 영원하라”를 끊임없이 외쳤다. 얼굴을 가린 사형집행관이 시아파임을 눈치 채고 “신의 저주를 받아라”며 이들과 욕설을 주고받았다.
한 집행관이“당신이 우리의 삶을 파괴했다”고 말하자 그는“내가 너희들을 비참한 곤궁과 페르시아(이란), 미군 같은 적들의 손에서 구했다”고 맞받아 쳤다. 후세인은“이라크의 구원자였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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