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새해가 열렸다. 올 한해는 또 어떤 모습으로 살게 될까 자못 궁금하다.
장자의 천도 편에 보면 사벌등안(捨筏登岸)이란 말이 있다. 언덕에 오르면 뗏목을 버리라는 이야기이다. 이 말은 득의망언(得意妄言)처럼 뜻을 얻었거든 말을 잊으라는 주문과 일맥상통한다.
언어란 본시 부질없는 것이기에 진리는 언제나 언어를 초월하여 전해지고 언어의 벽을 허물고 나서야 비로소 인간관계 혹은 인연의 관계가 참다운 마음으로 전하여 질 수 있다고 옛 선인들은 말하곤 했다.
언덕을 오르면 놓고 가야만 하는 뗏목. 그러나 남겨진 뗏목은 다른 이가 강을 건너는데 또 다시 사용된다. ‘언덕을 오르면 뗏목을 버리라’는 말은 그런 점에서 두가지 교훈을 담고 있다고 할수 있다. 하나는 쓸데없는 욕심에 대한 경계요 다른 하나는 많은 사람들이 강을 건널 수 있도록 사용되어 지는 뗏목같은 삶의 의미라 할 수 있다.
사람과 사람간의 인연도 그러하다. 내가 각기 따로 알고 있는 사람들을 어디선가 만나게 하여 좋은 일을 만드는 일에 서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한다면 이보다 더 기쁜 일이 어디 있겠는가. 사람들이 풍성한 관계를 맺어 갈 수 있도록 ‘인연의 강’을 오가는 뗏목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소중한 일이다.
사람은 모두 제각기 특별한 존재들이고 어떤 사람들을 만나는가에 따라 자신의 모습 중 가장 아름다운 부분을 발견하게 되어 서로 빛을 발할 수 있게 되기도 한다.
만나고 헤어지고 하는 일들이 결코 번잡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 일을 통해서 우리에게 남겨지는 귀한 인연들과 덤으로 얻게 되는 이타심은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
헬렌 니어링과 스코트 니어링 부부의 글을 옮겨 적으며 올 한해도 뗏목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리란 생각을 해본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당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라. 마음의 평정을 잃지 말라. 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으라. 집, 식사, 옷차림을 간소하게 하고 번잡스러움을 피하라. 날마다 자연과 만나고 발밑에 땅을 느껴라. 농장 일이나 산책, 힘든 일을 하면서 몸을 움직여라. 근심 걱정을 떨치고 그 날 그 날을 살라. 날마다 다른 사람과 무엇인가 나누라. 혼자인 경우는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무엇인가 주고, 어떤 식으로든 누군가를 도우라. 삶과 세계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라. 할 수 있는 한 생활에서 웃음을 찾으라. 모든 것 속에 들어 있는 하나의 생명을 관찰하라. 그리고 세상의 모든 것에 애정을 가지라.
<‘자연주의자의 충고’가운데>
김정아 신장협회 회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