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열두 달 가운데 2월은 좀 처지는 달이다. 날 수도 다른 달보다 적고 날씨도 을씨년스런 탓인지 큰 행사가 거의 없다.
그렇지만 나는 2월을 사랑한다. 그 까닭은 막내딸 때문이다. 내 큰딸이나 아들 녀석이 학교 다닐 때는 그런 대로 학비를 조금 대주었으나 막내에겐 경제 사정상 학비를 거의 보태주지 못했는데도 이 아이는 장학금을 타거나 융자를 해서 UCLA 영문학과를 제 힘으로 졸업했다. 지금은 모 한국계 은행의 부행장이란 직함으로 일한다.
이 기특한 막내딸이 2월에 태어났다. 이것이 2월을 사랑하는 첫째 까닭이고 그 다음엔 나 와 똑같은 이름을 가졌으며 노예해방의 선구자인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험 링컨이 2월 12일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미 건국의 아버지 조지 워싱턴도 2월에 태어났다. 그래서 미국에선 ‘대통령의 날’을 2월에 지키고 있다.
이밖에 2월에 태어난 이름난 대통령이 두 사람 더 있다. 장군 출신으로 제9대 대통령이 된 윌리엄 해리슨이 2월에 태어났는데 그는 대통령이 된 보람도 없이 폐렴으로 취임한 지 한 달 만에 그만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리고 로널드 레이건이 2월 6일에 태어났다.
헨델이 2월 23일에, 테너의 황제 카루소가 2월 25일에, 멘델스존이 2월 9일에, 바이얼린의 귀재 하이페츠가 2월 2일에, 콘트라앨토의 여왕 매리언 앤더슨이 2월 17일에 각각 태어났다. 코페르니쿠스, 쇼펜하워, 다윈, 위고, 에디슨 같은 이들도 2월에 태어났다.
2월은 그 탄생석 자수정처럼 겉보다 속으로 그 아름다운 진보라 빛을 내는 달인 것 같다. 아울러 젊은이들이 즐기는 발렌타인스데이가 2월에 들어 있어 좋다. 대통령 예비선거도 내년엔 2월에 한꺼번에 치러질 모양이니 모처럼 2월이 제대로 대접을 받는 달이 될 것 같다.
윤 아브라함 명예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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