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 목사가 일본군들의 만행을 담은 문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승관 기자>
“학생들에 끓는물 끼얹기도”
“최근 요코 이야기가 논란이 되고 있는데, 3·1운동 이후 일본군들이 한국민들을 상대로 자행한 만행에 비하면 티클만큼도 되지 않습니다”
3·1운동 당시 일본군들이 한국에서 행한 잔혹한 행위의 기록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문서들이 88년만에 세상 밖으로 나왔다. 3·1절을 앞두고 독립운동가 후손인 한인 김혜성 목사(77·영생장로교회 담임)가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비밀문서’들을 공개한 것.
100여편에 달하는 이들 문서에는 1919년 3월과 4월 사이 일본군들이 선량한 양민을 학살하고 집과 교회 등에 방화를 저지른 잔혹한 모습들이 그대로 묘사돼 있다. 머리가 긴 학생들을 잡아 전봇대에 묶고 뜨거운 물을 얼굴에 붓기도 했고 경찰서 앞에서 만세를 부르는 사람들에게 무차별 사격을 가하기도 했다. 1919년 제암리교회 학살사건의 상황도 H.H 언더우드 선교사의 이름으로 기록돼 있다.
김 목사에 따르면 이 문서들은 한국에서 활동한 윌리엄 L. 스왈렌 선교사가 3·1운동 상황을 미 정부에 보고하기 위해 전국 각지의 기독교 선교사들로부터 온 보고서들을 모은 자료다. 평양 승호리교회 담임이자 독립운동가였던 부친 고 김윤찬 목사가 평양신학대에서 사제지간으로 인연을 맺은 스왈렌 선교사로부터 이 문서들을 받았다고 했다. 교회 지하실에 묻혀 해방을 기다렸던 이 문서들은 1945년 부친 김 목사가 일경에 쫓겨 도망을 가면서 아들 김 목사에게 넘겼고 김 목사는 한국전쟁 피난길과 미국 유학길을 거치면서 이를 소중하게 간직해왔다.
김 목사는 “이제는 세상에 알릴 때가 됐다고 생각해 공개를 결심하게 됐다”며 “점점 퇴색되어 가는 문서 보존을 위해 지난해 그 내용을 CD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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