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불광선원(주지 휘광스님)에서 중고등부 학생을 가르치던 일미 스님이 지난 5월 하버드대학교에서 비교종교학으로 철학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일미스님은 “한국 서울에서 고등학교 검정고시와 대학 검정고시에 합격한 후 1986년 시골집에 내려가 보니 알코홀 중독에 빠져있는 아버지로 인해 어머니는 온전한 사람이 아니었다. 이 때 너무나 현실에 좌절감을 느끼고 자살을 시도하려 했다. 100알의 수면제를 사 모은 후 자살 할 시간을 잡으려 했다. 그 때 스님이 되신 삼촌이 나타나 방황하고 있는 나를 제주도의 법화사로 데려 갔다. 법화사에는 현재의 주지이신 시몽스님이 계셨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스님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고 스님이 된 경위를 말했다.
스님은 이어 “1995년에 동국대학교 불교학과 3학년을 마친 후 1년 동안 일본 경도에 있는 류우코쿠 대학에서 교환학생 신분으로 일본 불교와 유식학에 대해 공부했다. 96년 졸업 후 독일로 유학갔다. 본 대학에서 대학원과정을 입학하려 시험공부를 하던 중 97년 미국으로 들어와 불광선원에 머무르게 됐다. 불광선원 주지이신 휘광스님께서 나에게 중고등부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도록 했고 미국에서 더 공부하라고 일러주셨다. 99년 가을 하버드대학교 신학대 석사과정을 들어갔다. 비교종교학을 전공으로 시작해 석사과정을 마친후 2002년 박사과정에 들어갔다.
신학교에서 수강한 과목들은 다양했다. 구약개론을 비롯해 신약개론, 기독교역사, 기독교윤리, 불교윤리, 중국불교, 종교사, 불교사, 일본종교사, 일본근대사, 명치불교, 한국식민지사, 한국근현대사, 기독교종교개혁, 불교 근대화사 등등이다. 박사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잘 견뎌냈다”며 “박사학위 논문은 ‘전략적 제휴: 1877년부터 1912년까지의 역학적 한·일 불교 관계사’다. 내용은 근대 기독교가 제국주의의 기치아래 아시아나라 깊숙이 들어가 기존 불교문화를 위협하고 있을 때, 일본의 불교 교단은 어떻게 아시아 불교 포교와 세계 불교 포교에 임했으며, 일본의 아시아 침략주의와 병행해서 한국불교를 어떻게 이해하며 이용하려 했는가. 또 한국불교의 승려들은 이런 일본불교의 사회적 정치적 힘에 어떻게 대응했는가를 고찰하는 가운데 불교 근대화의 한 과정을 연구한 것”이라 말했다.
스님은 “학위를 마치기까지 도움을 준 뉴욕불광선원 주지 휘광스님과 도반인 하림스님, 진명스님, 대석스님, 한국의 능인선원 주지인 지광스님을 비롯해 많은 비구, 비구니 스님들과 신도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 계획은 올 9월부터 하버드대학교에서 포스트 닥터 공부를 할 것이다. 그리고 논문을 책으로 출간할 계획도 갖고 있고 교수자리를 구하려 한다”며 한국불교와 미국불교와의 차이점을 “한국불교는 수행만이 아닌 기도 염불이 병행된 불교이고 출가자(스님) 위주인 것 같다. 그러나 미국불교는 수행위주에 재가자(일반신도)위주인 것 같다.
미주의 한국불교는 스님들과 불자들이 미국실정에 맞는 한국의 전통불교를 창출해 내야만 미국에서의 한국불교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 지적했다.
<김명욱 기자> myong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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