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더러를 꺾은 뒤 상의를 벗은 채 환호하는 조코비치.
호주오픈 4강전 조코비치에 완패 ‘그랜드슬램’ 11연속 결승행 좌절
‘조크’가 아니다. ‘코트의 조크맨’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가 ‘코트의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의 그랜드슬램대회 결승진출 행진을 ‘10’에서 멈춰 세우는 대 파란을 연출했다.
25일 호주 맬버른팍 로드레이버아레나에서 펼쳐진 2008 호주오픈 남자단식 준결승 경기에서 대회 3번시드이자 현 세계랭킹 3위 조코비치(20)는 이 대회 3연패와 통산 4번째 우승을 노리던 세계 1위 페더러를 맞아 시종 패기에서 한 발 앞서가는 경기를 펼친 끝에 2시간27분만에 7-5, 6-3, 7-6(5) 스트레이트세트로 승리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2004년 프렌치오픈이후 최악의 참패를 당한 페더러는 지난 2005년 윔블던 이후 이어온 10연속 그랜드슬램대회 결승진출 기록에도 급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US오픈 결승에서 페더러에 진 빚을 갚은 조코비치는 27일 새벽(LA시간) 펼쳐지는 결승에서 이번 대회 최고 돌풍의 사나이 조 알프리드 송가(38위·프랑스)와 첫 그랜드슬램 타이틀과 128만달러의 우승상금을 놓고 한판승부를 펼치게 됐다. 송가는 전날 또 다른 준결승에서 지난 10번의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페더러를 꺾은 유일한 선수였던 세계 2위 라파엘 나달을 역시 스트레이트 세트로 일축하는 놀라운 이변을 일으키며 결승에 선착했었다. 결국 이번 호주오픈 남자단식은 4강전에서 세계 1, 2위가 침몰하는 파란의 장이 됐다.
어느 누구도 예상 못한 결과였지만 사실 페더러의 독주가 영원히 계속될 순 없었다. 페더러가 이번 대회까지 15연속 그랜드슬램대회 4강에 오른 ‘황제’임은 분명했지만 조코비치 역시 4연속 메이저대회 4강진출과 세계 3위 랭킹이 말해주듯 결코 ‘만만한’ 선수는 아니었다. 특히 그는 페더러가 연승행진이 진행될수록 더 심리적 압박감이 높아지는 것을 간파, 초반부터 과감한 플레이로 기선을 잡은 뒤 끝까지 고비를 놓지 않고 상대를 몰아쳐 대어를 낚았다. 승부의 첫 고비는 1세트. 5-3으로 앞서 자기서브만 지키면 세트를 딸 수 있었던 페더러는 이를 지켜내지 못했고 조코비치는 내리 4게임을 따내 첫 세트를 7-5로 가져가며 승기를 잡았다. 기세가 오른 조코비치는 2세트에서도 초반에 페더러 서브게임 2개를 깨트려 6-3으로 여유있게 세트를 따냈고 결국 3세트 타이브레이크마저 승리하며 생애 최고의 승리를 쟁취하는데 성공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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