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은숙사모(낙원장로교회)
말을 많이 하고 난 뒤 등이 허전하여 뒤를 보이고 싶지 않은 것처럼 나도 쓰고 싶어 글을 쓰지만 부끄러움이 남을 때가 있습니다. 활자로 남아 불쑥 누군가에게 감동은커녕 대수롭지 않은 일상으로 다가가 삶을 더 시들하게 만들지는 않을까, 나의 솔직한 이야기가 색안경을 쓰고 나를 바라보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하는 염려 때문에 힘들고 부담스러워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염려와 두려움은 자기 자신만을 바라볼 때 생기는 불안한 생각인 것 같습니다. 두려움의 근본 동기는 하나님보다 자기 자신을 의지하고 하나님을 신뢰하지 않는데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일로 인해 마음에 염려가 생기고 두려움이 생길 때마다 겁 없이 외칩니다. “나의 힘 되신 하나님, 도와주세요.” 그러면 하나님은 나를 절벽 끝에서도 날게 해주십니다.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어 주십니다. “힘들어 하지 마. 좌절하지 마. 두려워 하지 마. 그리고 나 때문에 행복해 하는 사람이 있잖아. 나 때문에 살맛난다고 하는 사람이 있잖아. 내가 있어 위안이 되고 감사해 하는 사람도 있잖아!” 긍정적인 자아상을 회복케 해 주십니다.
믿음 생활의 가장 큰 적 중 하나가 바로 억울함과 두려움인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힘을 빌려 매일 승리의 나팔을 불면 좋겠지만 ‘형통함’ 안에는 수많은 시행착오도 포함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실패가 두려운 완벽주의자인 나 같은 사람은 결과만 놓고 허점 하나 잡아 물고 늘어지는 사단의 참소를 이겨낼 재간이 없습니다. 새빨간 거짓말을 한다면 여유 있게 웃으며 외면하면 되지만 그 녀석은 내게 있는 사실 한 부분을 더 크게 불리고 비틀어서 인정하기 싫은 나만의 연약함을 점점 더 크게 불리고 비틀어서 “역시 안 되나 봐”하며 아무것도 도전하지 못하게 만드는 고약한 놈! 그럴수록 하나님 뒤에 숨어 넓고 큰 진리 앞에 나를 비춥니다. 죄를 생각나게 할 때마다 무릎으로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갑니다. 그리고 하나님으로부터 죄 사함 받은 것처럼 나도 다른 사람의 허물과 죄를 마음으로부터 용서를 하고 나면, 자유로와 집니다. 맨 먼저 자신이 자유롭게 되고, 그 다음에 상대방을 자유롭게 해 어제보다 더 좋은 사이로 만듭니다.
전엔 잘 들어 보지 못했던 생경한 단어인 ‘커밍아웃’이라는 말이 요즘엔 유행입니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은밀했던 경험이나 숨기고 싶은 자신의 성향이나 죄를 공개적으로 고백하는 분들을 가끔 보게 됩니다. 성도들 중에는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당황해 하는 이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그렇게 고백하는 것 자체가 성령의 역사가 아니면 안 될 것이라고 여기고 은혜를 받기도 하지만,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느냐며 충격과 배신감을 느끼거나, 모든 것을 드러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는 이들도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분은 “은혜를 받으면 다 그렇게 해야 하나? 그렇다면 은혜 받는 것이 두렵다”는 생각을 하는 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은혜를 받은 사람은 자기 죄를 모든 사람 앞에서 다 고백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오해입니다. 다윗은 “허물의 사함을 얻고 그 죄의 가리움을 받은 자는 복이 있도다”고 고백했습니다. 물질의 복, 건강의 복, 성공의 복이 다 귀하지만, 죄가 가리워진 복보다 더 귀한 복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미 해결 받은 죄를 왜 다시 사람들 앞에서 고백하는 것일까요? 죄 사함 받은 것보다 더 큰 은혜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 때문에 이미 해결 받은 자신의 과거를 사람들 앞에서 고백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허물의 사함을 받은 우리도 용서를 본받아 작은 미움의 씨앗들을 털어 내고 상대를 용서하는 그래서 더욱 깊은 기도의 자리로, 더욱 넓은 사랑의 자리로, 지경을 날마다 넓혀 가는 삶이되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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