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석 남 (그레넥 레익 석세스)
숭례문이 처음 내려앉는 것을 보았을 때는 아무도 믿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마치 9.11 사태를 볼 때처럼 말이다. 나 역시 그랬으니까…
두 번, 세 번, 아니 온종일 TV화면을 통해 다시 보면서 과연 그 사태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가슴 또한 숭례문처럼 함께 무너져 내리지 않은 국민이 또 어디 있겠는가!
계속되는 TV 중계를 보면서 참담한, 절망감과 함께 끊임없는 아쉬움으로 무너져 내린 가슴을 달래기가 정말 쉽지 않았다.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가 그랬을 것이다.서로 네 탓, 내 탓 하는 일, 초기 소화 문제점, 문화재 방치 문제점 등 무슨 큰일만 나면 공식처럼 앞다투어 내놓는 대중매체들의 상투적인 기사들이 우리의 가슴을 더욱 아프고 참담하게 만든다.
만일 누군가 불을 지르려 들어가는 사람을 말렸다면, 혹은 불이 붙기 전에 소화를 했다면, 600여년을 외세와 전란에도 꿋꿋하게 버텨왔던 우리의 국보 1호가 남도 아닌 바로 우리의 손에 저렇게 처참하게 망가져 우리 아이들의 소중한 재산을 망가뜨리는 일은 막을 수 있었을텐데…하는 아쉬움이 가슴을 저민다.
초기에 제 때 소화작업을 했더라면 일부 손상은 있을 망정 저렇게 완전히 소실되는 것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도 있다.
숭례문은 우리들 마음 속에 국보의 순서 1위, 2위로 자리매김해져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숭례문의 문화적, 역사적 가치로서 전국민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우리의 어머니가 어머니로서 아무 조건과 자격을 따지지 않고 가슴에 있듯이 숭례문 또한 조건 없이 국보라는 이름으로 우리들 마음속에 긴 세월 동안 함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억장을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다.
600여년 역사를 버텨왔던 국보 1호 숭례문은 이제 원래의 모습으로 복구가 될 수 없다. 모양은 다시 재생할 수 있겠지만 그 숭례문은 우리의 가슴 속에서 무너져 내릴 때 함께 내려앉았다. 지금 만일 어떤 사람들이 숭례문 보다 더욱 소중한 우리의 국보에 불을 지르려 한다면 여러분
들은 어떻게 하겠는가? 신나와 라이타, 그리고 사다리를 들고 숭례문에 몰래 들어가듯이 아니 어쩌면 벌써 불이 붙어 막 타려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숭례문 참사와 같은 일이 지금 숭례문 보다 더 소중한 국보 특 1호에서 일어나고 있다면? 그것은 바로 우리 민족의 얼과 혼이 살아 숨쉬고 있는 우리 말이다. 우리 글과 말은 숭례문 수 천개와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우리의 국보이다. 그런데 지금 이 국보에 누가 방화를 하려 하고 있다. 신나를 들고 라이터를 그어대며 불을 지르려 하고 있는 것이다. 남도 아닌 바로 ‘아린지’를 좋아하는 우리 국민이 말이다.
여러분, 제발 이들을 좀 말려주십시오. 아니면 빨리 소방서에 신고해서 불을 끌 수 있게 해주십시오. 글 잘 쓰시는 분들, 좋은 글재주 좀 발휘해 그들이 붙이는 불을 좀 꺼주십시오. 말재주가 있는 분들, 말 좀 잘 해 주십시오. 정치 잘 해 수 천만명 감동시키시는 분들, 감동 좀 주십시오. 그리고 지금 우리 말에 라이터와 신나를 들고 불을 지피고 있는 자들! 훗날 그렇게 귀중한 나라의 특 국보 1호를 불내서 잿더미로 만든 사람으로 역사에 남겨 자자손손 부끄러운 사람이 되지 마십시오. 숭례문 방화범처럼.
여러분 부탁합니다. 제발 타오르는 특 국보 1호의 불을 좀 빨리 꺼주세요! 아린지 총장님, 제발 숭례문보다 몇 천배 소중한 우리 국보에 신나와 라이터를 들이대지 마십시오. 여러분! 눈에 보이는 이 아슬아슬한 순간에 그냥 불구경만 하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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