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취재1부 부장대우)
뉴욕한인사회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어려운 형편에 놓인 한인들을 위한 복지위원회 구성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를 재개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중순 위암 말기 환자로 유복자 아들을 키우며 살던 38세의 최수지씨 사연이 본보를 통해 소개되면서 재정적인 도움이나 전문기관의 지원을 필요로 하는 한인들을 보다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도울 수 있는 제도 마련을 본격 논의하게 됐던 것.
비록 최수지씨는 12월 초 투병생활을 이기지 못하고 끝내 숨지긴 했지만 이를 계기로 뉴욕한인회는 가칭 ‘복지재단위원회’ 구성을 결정했었다.
하지만 위원회 구성과 관련된 내용이 첫 보도된 지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복지재단위원회’ 구성이 어느 정도 진행 됐는지, 위원회 구성을 위한 어떠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지 전혀 알 길이 없다. 뉴욕한인회는 지난 1월 초 한인사회의 대표적인 몇몇 비영리단체 관계자들과 만나 머리를 맞대고 가칭 ‘복지재단위원회’를 출범시키기로 했다는 같은 결정만을 반복해서 발표했을 뿐이다. 한 한인 관계자는 이날 모임에서 참석한인들이 사실상 복지위원회의 존재 필요성에 대한 인식만을 같이하는데 그쳤을 뿐 그다지 큰 성과나 진척이 있었다고 보기에는 어려웠다고 전했다.
그 후 2차 모임이 예정됐다가 연기된 후 또 한 달 여 가까이가 지났지만 아직 ‘복지재단위원회’는 출범하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제2, 제3의 최수지씨 사연이 또다시 한인단체 곳곳에 날아들었고 이중 일부는 언론보도를 통해 사연이 소개돼 또 다시 일부 한인들의 온정이 성금으로 모아졌지만 매번 같은 어려움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똑같은 문제점이 또다시 지적되고 있고 한인사회의 시급한 대책이나 제도 마련을 필요로 한다는 목소리도 똑같이 들려오지만 그때만 반짝할 뿐 그 후로는 다시 조용해질 뿐이다. 복지위원회는 요즘 같은 불경기와 추운 겨울일수록 더욱 필요로 하는 제도라 할 수 있다. 차일피일 미루다가 또 어떤 불쌍한 한인이, 또 얼마나 힘들게 살아가게 될지, 한인사회의 나태함 때문에 극한 상황에서는 또 어떻게 그들이 죽어갈지 모르는 일이다.
최근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두 자녀와 함께 아픈 몸을 이끌고 거리로 내몰린 한인 여성의 사연을 접한 한 한인은 한인기관은 믿을 수가 없다면서 본보 기자를 통해 직접 당사자에게 성금을 전해달라는 간절한 부탁을 해오기도 했다. 한인단체나 기관에 대한 한인들의 불신이 이처럼 높은 마당에 체계적인 복지위원회마저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면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한인들이 떠안게 되는 셈이다. 지금은 내 몸이 편하고 따뜻한 쉴 자리가 있을지 몰라도 언제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는 것이 인생이고 보면 모두가 내 일처럼 여기며 복지위원회 구성과 출범에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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