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저녁 피아니스트 이소연씨의 연주회가 열리고 있는 카네기홀 내 젠켈홀. 이씨가 600여개의 쥬스 봉지를 재활용해 특수 제작한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등장하자 600여명의 관객이 꽉 들어찬 객석에서는 열광적인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리고 2시간에 걸친 열정적인 공연을 마치자 더욱 힘찬 박수와 환호가 오래 지속됐다.
이번에는 드레스가 주는 메시지에 대한 화답이 아닌 젊은 한인 피아니스트의 음악에 대한 찬사의 박수였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언론에서 공연 자체보다는 의상을 너무 강조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이번 공연에서 음악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환경보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었다며 이씨는 오히려 만족감을 나타냈다.
지난해 뉴저지에서 열린 Live Earth 콘서트에서 수만명의 관객들이 열광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들이 단지 음악만 즐긴 것이 아니라 환경문제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내는 것을 보고 저도 뭔가를 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이씨는 집과 가까운 뉴저지 프린스턴 대학 캠퍼스를 산책하던 중 청소년 캠프를 마친 뒤 쏟아져 나온 수천 개의 주스 봉지를 보고 저걸로 공연 드레스를 만들면 어떨까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재활용 업체 테라사이클의 사장이 마침 이씨의 약혼자였다. 테라사이클은 이 공연을 적극 후원했고 이씨의 독주회는 시작 전부터 큰 화제가 됐다. 연주할 때 불편하지 않느냐고 묻자 이씨는 막상 연주를 시작하면 괜찮은데 처음 피아노앞에 자리 잡고 앉을 때 좀 힘들어요라며 밝게 웃었다.
앞으로 이소연씨의 아티스트 스테이트먼트(작가소개문)에는 콘서트 아티스트 길드 어워드 등 각종 콩쿨에서 수상한 촉망받는 연주자라는 설명과 함께 환경운동 아티스트라는 수식어가 첨가될 것 같다.
<박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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