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임순목사(여성상담교육센터 소장)
어디나 그런 것처럼 아프리카에도 올바른 의식을 가지고 자기 백성을 깨우치려는 사람들이 있다. 나와 함께 사역하고 있는 원주민 선교사는 자기민족을 향한 열정이 대단하다. 그는 르완다의 시골마을 가난한 땅에서 태어나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자라났다. 학교가 없는 시골에서 초등학교를 가기위해 그 어린 나이에 3Km의 거리를 한 시간 동안 걸어서 다른 마을로 가야했다. 고작 고구마 두어 개로 점심을 대신하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2Km를 걸어서 물 길으러 가야만 했다. 그는 매일 아침 새벽에 일어나 학교 가기 전에 물을 길어야 했고 학교에 다녀와서도 물을 길으며 농사일을 돕느라고 공부할 시간이 없었지만 아예 학교를 못가는 아이들이 대부분인 그 마을에서는 그래도 대단한 사람에 속했다.
지금도 그 동네 사람들이 대부분은 글을 모르고 그곳은 아직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마을이라고 한다. 12남매의 셋째인 그는 어릴 적부터 눈살미가 있고 부지런하여 9살 때 자기가 기른 콩을 팔아서 밥 먹을 스푼을 샀다고 한다. 아프리카 사람들의 전통적인 식사법은 손으로 음식을 주물러 모아서 먹는데 벨기에의 식민지 생활에서 스푼 사용법을 배워 교육받은 사람들은 스푼을 사용하기도 했다. 당시 스푼은 그들의 생활수준으로 많은 돈을 지불해야 했지만 그는 어린나이에 그것을 보고 배워 스푼을 사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겨우 초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선교차원에서 운영하는 중학교에 10Km의 거리를 한 시간 반 동안 뛰어서 다녔다. 매일 왕복 3시간을 달려서 학교를 다닌 덕분인지 그의 겉모습은 마라톤 선수 같아 보인다. 그렇게 해서 고등학교를 진학했으나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고 도시에 나가 이것저것 돈벌이를 하며 살아갔다. 그는 기독교 나라인 르완다,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긴 했지만 부모님들의 나태함에 젖어 기독교인의 의식 없이 살아가다 어느 날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복음전도자가 되면서 다시 공부를 시작해야겠다는 꿈을 가졌다.
그런데 그의 꿈과는 달리 겨우 도시생활에 적응할 만 할 때 르완다 동족 전쟁으로 그의 가진 것을 다 잃고 한쪽 눈마저 잃게 되었다. 그래도 끝까지 꿈을 버리지 않은 그는 친구의 소개로 아무것도 없는 빈집에서 김선교사의 방문을 받게 돼 ‘월드미션프론티어’의 사역을 돕게 되었다. 그 때부터 다시 공부를 시작한 그는 지금도 신학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성실한 그는 김선교사의 인정을 받아 탄자니아에 선교사로 파송돼 지금은 나와 함께 동역을 하고 있다. 그의 가슴 속은 늘 가난하고 전쟁의 상처로 힘들어 하는 모국 르완다인들이 아픔으로 남아 있다. 그는 12남매 중 유일하게 교육을 받고 가난한 고향을 떠나 살면서도 아직도 그곳에서 가난을 면하지 못하고 사는 다른 가족들을 자주 방문하며 돕고 있다. 지난 번 탄자니아를 방문한 할렐루야 축구팀에게서 얻은 축구공 두 개를 고향의 젊은이들에게 전해주고 그들의 공차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
내란으로 황폐된 르완다는 많은 사람들이 기도와 도움으로 새로운 모습으로 갖추어가고 있지만 아직도 가난에 허덕이는 고향의 불쌍한 사람들을 잊지 못하는 그의 첫 번째 꿈은 그곳에 사는 전쟁미망인들에게 염소 50마리를 사서 나누어 주는 일이다. 한 마리 20달러인 염소 50마리 값. 1000달러면 그의 첫 번 째 꿈이 이루어지고, 나아가 학교가 멀어 학교 다닐 엄두를 내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그 마을에 학교를 지어주고 싶어 한다.
나는 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기 나라를 깨우치려는 의식을 가진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그를 존경하며 그의 아름다운 꿈이 이루어지도록 기도하고 있다. 그의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께서 멋지게 응답하시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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