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운전시비 폭행 등 자칫 화불러
미 실정 어두운 한국인들 ‘봉변’ 잦아
지난해 LA지역 프리웨이에서 흑인남성 운전자와 시비가 붙었던 20대 한인남성 안모씨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면 온 몸에 소름이 돋는다. 운전 도중 사소한 시비로 양 차량이 멈춰 선 사이 흑인 운전자와 말다툼을 벌인 안씨는 상대방과 제대로 결판을 내기 위해 함께 프리웨이에서 로컬 도로로 내려왔다. 평소 태권도를 연마했고 체격조건도 좋은 안씨는 따라오라는 흑인남성의 요구를 거절하지 않을 만큼 자신이 있었다. 한판 붙기 위해 차에서 내린 안씨는 상대방이 휘두른 쇠파이프에 팔을 얻어맞아 팔뼈가 으스러지는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실려갔다. 안씨는 “순간적인 분노만 억제했더라면 무사히 집으로 돌아갔을텐데…”라고 땅을 쳤지만 이미 혹독한 대가를 치른 뒤였다.
한동안 잠잠하던 프리웨이 총격사건이 LA지역에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운전자간 시비로 인한 폭력사태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 한인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운전자 간 시비는 대부분 서로간의 신경전으로 마무리되기는 하지만 당사자 중 한 명이 차에서 내려 상대방에게 욕설과 함께 위협을 가하거나 심한 경우 흉기폭행 사건으로 번지는 케이스도 있다. 특히 미국 실정에 어두운 한국인 여행객들이나 이민연조가 짧은 한인들이 이같은 시비에 휘말려 봉변을 당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렌데일에 사는 한인 여성 김모씨의 경우 시내 로컬도로를 달리던 중 갑자기 차량 한 대가 위험하게 차선을 변경하며 앞으로 끼어들어 경적을 울렸는데 이로 인해 하마터면 ‘큰 일’을 당할뻔 했다. 아르메니안 또는 히스패닉으로 보이는 건장한 청년 2명이 앞 차에서 야구방망이를 들고 내려 자신의 차 앞 유리창을 박살내고 도주해 버린 것. 김씨는 “여자치곤 평소 욱하는 성격인데 이런 일을 당하고 난 후 운전대를 잡을 때마다 겁이 난다”고 말했다.
비자운전학교 조성운 대표는 “운전학교를 운영하다 보면 운전 중 시비로 가슴 철렁하는 경험을 한 한인들을 자주 접한다”며 “총기소지가 자유로운 미국에서 상대방 운전자를 자극하는 행동은 위험천만하다”며 “운전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경우가 허다한 만큼 상대방 운전자가 자신에게 약간 피해를 입혔더라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 대표는 운전 중 시비가 붙을 경우 ▲자주 이용하는 도로 인근 경찰서나 유동인구가 많은 샤핑몰 파킹장이나 주유소로 가서 상대방 운전자와 문제를 해결할 것 ▲상대방이 따라올 경우 절대로 집으로 가지 말고 가까운 경찰서나 소방서로 가서 도움을 요청할 것 등을 권했다.
<심민규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