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이명박 대통령이 오는 15일부터 19일까지 미국 방문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미국내 한인 동포들이 이 대통령의 첫 해외방문을 맞이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미주 한인들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지 50여일 만에 제일 먼저 미국을 방문하는 데 대해 한미관계를 중시하고 있다는 단적인 사례라면서 이 대통령의 방미가 새 정부에서 한미동맹관계를 발전시키고 미국내 한인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길 기원했다.
특히 수도 워싱턴 D.C.인근의 한인들은 이 대통령이 지난 1999년부터 2000년까지 조지 워싱턴대학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하며 이 곳에서 살았음을 강조, 옛 이웃을 조국의 대통령으로 맞이하게 돼 더 기쁘다고 입을 모았다.
◇한인사회, 대규모 환영위원회 조직 = 워싱턴 인근의 한인들은 이 대통령이 미국 방문계획이 발표되자 지난 달 워싱턴 일원의 각계 인사 231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환영위원회를 결성, ‘대통령맞이’에 본격 나섰다.
환영위원회측은 6일 이 대통령의 미국 방문으로 한미간 동맹이 더욱 강화되기를 바란다면서 재미동포들의 목소리가 새 정부에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환영위원회는 앞으로 이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널리 알리고 미국사회에 한국을 적극 소개함으로써 한미 양국 국민간 상호이해를 증진하고 한미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이와 관련된 행사를 지속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환영위원회는 실무를 담당할 환영준비위원회를 산하에 구성하기도 했다.
환영위원회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해서 역대 어느 정상회담보다도 기대가 크다면서 한미동맹 관계를 한 단계 강화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워싱턴 D.C. 방문 첫날인 16일 오후에 동포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FTA 조속한 비준, 재외국민 참정권, 이중국적 허용 등 주문 쇄도 = 미국내 한인들은 이번 이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해외동포 특히 미주 동포들에 대한 본국의 관심과 배려가 한층 강화되기를 소망했다.
한인들은 뿌리는 한국인이지만 현재는 미국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고 있는 점을 강조하며 지난 50여 년간 혈맹을 자부해왔던 한미동맹관계가 이번 이 대통령 방문을 시작으로 새 정부에서 한 단계 비약되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했다.
북버지니아 한인회의 한 여성간부는 한미관계가 좋아지고 미국에서 한국에 대한 평가가 나아지면 이곳에 사는 한인들은 절로 긍지와 자부심이 생기지만, 양국관계에 갈등이 생기면 걱정도 되고 대외활동에도 신경이 쓰이는 게 사실이라며 이명박 정부에선 한미관계를 걱정스럽게 지켜보면서 가슴 졸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면한 현안으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조속히 비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명박 정부가 실용외교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시간을 끌거나 미국의 태도변화를 기다리지 말고 적극 나서달라는 것.
김인억 워싱턴지구 한인연합회 회장은 한미 FTA는 그동안 정치.군사에 집중돼왔던 양국 관계를 경제.무역분야로까지 확대하고 양국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중대한 협정이라면서 이 대통령이 이번 방미 때 미국 의회 인사들과 재계 관계자들을 만나서 한미 FTA 비준을 적극 설득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해외동포들이 한민족의 일원이라는 정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좀 더 적극적인 노력을 벌여달라는 주문도 쏟아졌다.
워싱턴지구 한인연합회 관계자는 재외동포 투표권 행사가 작년 대선과 올해 18대 총선에서 시행되지 못한 점과 총리실 산하 재외동포청 신설이 무산된 점 등에 대해 아쉬움을 표시하면서 재외동포들의 참정권을 확대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릴랜드주에 거주하는 강선우씨는 한미간 인적교류 확대를 위해 이중국적이 조속히 허용돼야 한다면서 미국에 있는 젊은이들에게 한국에 대해 알려주고 동포의식을 심어줄 수 있도록 한국 관련 도서관을 건립할 것을 아울러 건의했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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