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문국현 이인제 박지원 당선
손학규 정동영 김근태 신기남 강창희 낙선
4.9총선 결과는 단순한 선량 선출 이상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특히 정치 거물끼리 맞붙은 격전지가 잇따라 생기면서 각 정당의 당권, 멀리는 5년 뒤 차기 대권을 위한 레이스와 관련해 총선 결과가 주목을 받아왔다. 뚜껑을 연결과 여야 중진들의 희비는 엇갈렸다.
울산에서 서울(동작을)로 지역구를 옮기며 승부를 걸었던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은 통합민주당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함에 따라 당내 입지 구축에 날개를 달게 됐다. 당장 총선 후 7월에 치러질 전당대회에서 당권 도전에 탄력을받을 수 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표와 당내에서 차기 대권을 향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기반도 마련하게 됐다.
반면 정동영 전 장관은 대선 패배에 이어 총선에서마저 재기에 실패함에 따라 치명타를 맞게 됐다.
이번 공천 과정에서 정동영계가 고사 위기에 처한 상태에서정치생명 자체가 위태로워질 공산도 있다. 때를 기다리며 재기의 기회를 엿보겠지만한동안 시련의 계절을 보낼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는 서울 은평을 출마를 선언할 때만 하더라도 여권 핵심실세인 이재오 의원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았지만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이번 승리로 지난해 대선 당시 범여권 후보단일화 실패책임에 따른 부담감도 어느 정도 털 수 있게 됐다. 정치세력으로서 힘을 잃어가던 창조한국당의 정책 야당화 행보도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반대로 여권 최고의 실세 중 한 명인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의 낙마는 여권 전체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의원으로서는 최대의 정치 위기에 봉착했다. 당초 7월 전당대회에서 가장 유력한 당권 주자였다는 점에서 한나라당 당권의 향배도 불투명해지게 됐다. 원외라는 점에서 차기 당권도전도 사실상 물건너간게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 여권 내 힘의 균형이 깨지면서 권력지도의 변화도 초래할 수 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 역시 종로에서 한나라당 박진 의원에게 무릎을 꿇었다. 자신도 떨어지고 당도 100석 견제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지난해 범여권 합류 이후 최대 위기에 봉착할 수밖에 없게 됐다.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론과 잠복해 있던 공천갈등의 심각한 후유증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 입지가 매우 약해질 수 있다.
민주당에서는 재야 출신의 대부로 3선을 지낸 통합민주당 김근태 의원이 `뉴라이트’ 세력의 대표적 인물인 한나라당 신지호 후보와의 `이념 대결’에서 석패했고, 역시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낸 신기남(서울 강서갑) 의원이나 중진인 유인태(도봉을)의원도 지역구에서 낙선의 고배를 들었다. 소위 `천.신.정’ 중에서는 천정배(안산 단원갑) 의원만이 살아남았다.
한나라당에서는 공천 과정에서 친박 인사들로부터 집중적인 비난의 타깃이 됐던이방호 사무총장이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에게 낙선한 것도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
한나라당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가 선거기간 유일하게 지원 방문한 강창희 전 의원(대전 중구) 역시 떨어졌다. 강 전 의원은 당선시 6선으로 당권 도전 또는 유력한 국회의장 후보로 거론돼 왔다.
지난해 대선후보를 지냈음에도 이번에 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인제 의원 은 생환해 돌아왔다. 동교동계 핵심 인사로 목포에서 출마한 박지원 전 문화부장관도 무소속의 설움에도 불구하고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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