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이민세관단속국 수사관들이 9일 압수수색영장 집행을 위해 타운내 ‘인터내셔널 칼리지 어학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1,000여명 등록에 교실은 3개… 한곳은 한인이 공동소유 파장 클듯
타운 유학원 ‘비자 장사’ 실태
한인타운 일부 유학원 및 어학원들이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LA 총영사관 불법 병역연기 사건(본보 2007년 11월2일 보도)을 계기로 한인 운영 유학원들의 비리 실태가 일부 드러난데 이어 이번에는 이민 당국의 강도 높은 수사로 한인타운 유학원 및 어학원들의 비리 실태가 속속 밝혀지고 있다.
특히 적발된 어학원 중 한 곳인 인터내셔널 칼리지 어학원은 본보 취재 결과 체포된 베자드 자만과 지분을 공동 소유하고 있는 한인 업주가 실제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해 I-20 편법 발급이 관행화된 한인타운 유학원 업계에 큰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9일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적발된 콘코드 어학원과 인터내셔널 칼리지 어학원은 수사 중간발표 결과 한국 유학생 수백여명에게 매월 300~500달러를 받고 ‘가짜 학생’ I-20를 발급해 준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들 가짜 학생들 중에는 매춘여성까지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 이들 유학원 및 어학원들의 비리가 도를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번에 적발된 어학원들은 각기 1,000여명, 800여명의 가짜 학생들에게 I-20를 발급한 것으로 드러났으나 교실은 겨우 3~4개에 불과해 실제로 학교에 출석해 강의를 듣는 학생들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이날 오후 사무실로 들이닥친 이민수사관들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한 인터내셔널 칼리지 어학원의 P모 대표는 기자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대부분의 I-20가 편법 또는 불법으로 발급되고 있다는 것을 시인했다.
P씨는 “한인타운 내 대부분의 유학원이나 어학원들이 한국 유학생들을 상대로 I-20 장사를 하고 있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며 “많은 유학원들이 출석하지 않고 있는 수백여명의 학생들에게 I-20를 판매하고 있으며 이들이 모두 정상적으로 수업에 출석하고 있는 것으로 이민 당국에 보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P씨는 이번에 ICE에 체포된 이란계 업주 자만은 자신과 공동으로 유학원을 소유하고 있으며 지난 1999년 이후에는 자신이 유학원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자만의 부인으로 알려진 ‘네다 자만’은 이 학교의 전담 이민 변호사를 맡고 있다고 P씨는 덧붙였다.
P씨는 일부 한인 유학원이나 학교들에서는 외국 유학생 수백명 분의 I-20를 수십만달러에 거래하는 일이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으며 학교의 직인이나 서명을 위조해 I-20를 파는 사례도 드물지 않다고 밝혔다.
<김상목 기자>
“학원 폐쇄되면 돌아가야 하나요?”
한인학생들 우려 속 사태 추이 촉각
연방이민세관 단속국(ICE)이 9일 수 십 여명의 이민수사관을 동원해 한인타운 윌셔가에 있는 ‘콘코드 어학원’과 ‘인터내셔널 칼리지 어학원’에 동시에 압수수색을 펼치자 윌셔가 고층빌딩의 한인 직장인들은 어리둥절해 하면서도 한인타운이 또 다시 비리 온상으로 지목됐다며 씁쓸해 했다.
특히 이날 각 미 주류방송 취재진들이 아침부터 몰려들자 각 한인들은 취재진들에게 “무슨 일이 있느냐”라고 재차 묻기도 했다.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가운데 영어 수업을 듣기 위해 학원에 도착한 한국인 학생 Y모(19)군은 “등록만 하고 수업은 나오지 않는 학생들까지 포함하면 한인 학생이 족히 10명은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Y군은 14~15명 정원의 영어 클래스 5개가 진행되고 있으며 학원 등록비는 한 달에 499달러로 비교적 비싼 편이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온지 한 달이 됐다는 한국 유학생 C(24)씨는 “이 학원은 수료 후 다른 대학으로 편입을 잘 시켜 주는 것으로 유명해 등록비가 비싸지만 이 학원을 선택했다”며 자신은 가짜 학생이 아니라고 부인하면서도 “한 달에 200달러 정도를 추가로 내면 수업에 나오지 않아도 출석한 것으로 처리해 주기도 한다”고 말해 이 학원의 I-20 비리 실태를 알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한인 학생들은 ‘혹시 학원이 잘못돼 문이라도 닫게 되면 체류신분에 문제가 생겨 돌아가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했다.
콘코드 어학원과 함께 같은 시각 압수수색이 진행된 ‘인터내셔널 칼리지 어학원’ 주변 한인들은 이민 수사관 10여명 이상이 들이닥쳐 서류상자들을 압수하는 광경을 보며 삼삼오오 모여 수군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정대용·이종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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