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졸자들의 취업난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울 시내 한 대학 캠퍼스 앞에서 학생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취업난에 ‘NG족’‘장미족’속출
백수 되느니 졸업 미루고 어학연수
‘NG족, 대오족, 장미족’
한국의 대학생들이 자조적으로 쓰는 표현들이다. 모두 각박한 경쟁 속에 살인적인 취업난을 겪고 있는 대학생들의 처지를 나타내주는 것이다.
NG족은 졸업을 안하는 ‘No Graduation족’, 대오족은 ‘대학 5학년생’을 뜻한다. 장미족은 ‘장기간 미취업 상태’, 이태백은 ‘20대 태반이 백수’라고 한다. 조금이나마 졸업 후 취업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휴학계를 던지고 해외연수를 떠나는 학생들은 ‘영어난민’이라고도 불린다.
국민의 대표를 뽑는 총선이 실시됐지만 한국의 많은 대학생들은 지금 정치 따위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취업 걱정에 올인하고 있다.
경희대 3학년 정모(23·남)씨는 투표를 했느냐는 질문에 “고향이 지방이어서 선거구까지 내려가 투표할 만큼 정치에 관심이 없다”며 “투표를 해도 청년실업 등 젊은이들의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는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학생들에게 다가가 고민을 들어봤다. 역시 최대의 화두는 취업난과 한국 탈출이었다. 기자가 LA에서 취재를 왔다고 말하자 “영주권은 받았냐? 유학생 출신이냐? 이민은 어떻게 갔느냐”는 등 오히려 기자에게 질문들이 쏟아졌다.
청년실업자 200만 시대에 많은 학생들이 실업의 탈출구로 어학연수나 유학을 생각하고 있었다.
실제로 한국 대학생들 가운데 취업준비로 졸업을 미루는 학생들이 늘며 4년 안에 졸업하는 학생들은 절반도 안 되는 43%에 불과하다는 조사도 나왔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대학 교정에는 캠퍼스의 낭만은 없었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으려는 젊은 패기나 투쟁의 흔적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벽보판은 각종 고시와 공무원 시험 준비 학원, 영어학원, 취업준비 세미나 광고로 빼곡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