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학생 5명의 사상자를 낸 60번 프리웨이 사고 현장에 학생들이 탔던 차량이 처참히 파손돼 있는 가운데 피해자들의 시신이 놓여 있어 사고 당시의 참혹함을 말해주고 있다.
월넛 축복교회에서 관계자가 슬픔을 가누지 못하고 주저앉은 희생자 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월넛축복교회·가족들 비보에 망연자실
“학교와 교회, 집 밖에 모르던 착한 아이들이었는데…”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꽃다운 나이의 고교생 및 대학생 4명이 한꺼번에 사망했다는 비보를 접한 가족 및 친지, 교인들은 엄청난 충격과 슬픔에 휩싸였다.
사고차량 안에 타고 있던 두 아들 중 장남 나광민군을 잃은 나군의 부모들은 아이들이 실려간 LA카운티-USC 병원을 방문,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연신 아들의 이름을 불러댔다. 나군과 함께 사망한 김문찬군의 아버지가 김모씨는 USC 병원에서 나군의 부모를 만나 “어떻게 하겠나. 애들은 벌써 갔는데...” 라고 위로하며 끝내 오열했다.
김씨는 이어 “아이가 죽었다는 사실을 할머니에게는 절대 알리지 말라. 할머니가 알면 쓰러지신다”고 말하며 가족들을 단속하기도 했다..
사망한 한인 학생들이 신앙생활을 해온 월넛 축복교회 역시 오직 하나님만을 섬기며 선하게 살아온 4명의 학생들이 사망한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피터 론델 담임목사는 “가족처럼 지내던 4명의 학생들을 한꺼번에 잃었다”고 울먹였고 희생자들과 함께 아이스 스케이트장으로 향하다 사고가 나자 교회로 돌아온 친구들도 서로 부둥켜안은 채 슬픔에 잠겼다.
당초 3명의 학생이 사고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오후 4시께 LA카운티-USC 병원으로 이송됐던 김문찬군 역시 수술도중 사망했다는 소속이 전해지자 론델 목사 등 교회 관계자 및 지인들은 일제히 울음을 터뜨려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그러나 중상을 입은 나광민군의 남동생 스탠리 나군은 생명에 지장이 없다는 소식을 접한 후 안도하기도 했다.
다른 차량을 타고 스케이트장으로 가던 중 사고를 목격한 교회친구 최세훈(18)군은 “사고 직후 곧바로 차를 세우고 전복된 캠리 쪽으로 달려갔지만 친구들을 구할 수는 없었다”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진호·심민규·이종휘 기자>
11일밤 축복교회에서 열린 추모예배에서 가족들이 오열하며 눈물을 닦고 있다. <박상혁 기자>
“하늘나라서 편히 쉬거라”
◎…이날 친구들과 스케이트장에 갈 수 없었던 축복교회 청년부 학생들은 친구들의 사망 소식을 듣고 추모예배 참석을 위해 달려와 망연자실했다.
교회에 도착한 학생들은 다른 친구들을 보자마자 울음을 터뜨리며 교회 근처에 모여 함께 기도를 나눴다. 사망한 김문찬군과 같은 학교에 다니던 정규민군은 “너무도 충격적이어서 할 말이 없다”며 “늘 교회 일에 앞장섰던 문찬형이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길 바란다”고 말했다.
◎…TV와 인터넷 등 언론 매체를 통해 사고 소식을 접한 월넛 고등학교의 한인 학생들은 학교 주변의 친구 집에 모여 서로를 위로했다.
◎…축복교회는 사망한 한인 학생들을 추모하고 유가족을 돕기 위한 성금을 모금키로 했다. 유가족에게 성금을 보내기 위한 한인들은 축복교회의 피터 런델 공동담임 목사에게 하면 된다.
(909)598-7731
www.walnutblessing.org
“안전벨트만 맸더라도…”
무리한 과속이 사고 원인 추정
11일 LA동부 포모나 지역 60번 프리웨이에서 한인 고교생 및 대학생 4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형 교통사고는 프리웨이 안전 운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고 있다.
가주 고속도로순찰대(CHP)와 LA타임스 등에 따르면 사고 차량은 당시 앞서 가던 일행의 차량을 따라잡기 위해 빠른 속도로 주행하다 사고가 났으며 탑승자 5명 중 4명은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고 있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사고차량은 프리웨이 4차선을 따라 주행하던 중 중심을 잃고 안쪽 차선들을 가로질러 중앙분리대와 콘트리트 기둥을 연달아 들이받고 여러 차례 구르면서 전복됐다.
가주 고속도로순찰대(CHP)의 한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원인이 규명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겠지만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과속 및 안전벨트 미착용이 대형사고를 유발한 것 같다”며 “사고차량은 탑승자 중 한사람의 이름으로 등록돼 있지만 운전자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사고직후 탑승자중 2명은 현장에서 즉사했고 2명은 헬리콥터로 LA카운티-USC 병원, 1명은 UC어바인 메디칼 센터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병원에서 2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CHP는 사고가 발생한 후 앞서 달리던 다른 일행이 타고 있던 닷지 니온 승용차를 프리웨이 갓길에 정지시켜 탑승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인 결과 온타리오의 한 아이스 스케이트장으로 향하던 중 사고를 난 사실을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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