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특검 100여일… 수사결과 발표
비자금 관련 임원 10명 불구속 기소될듯
경영권 편법승계·로비 의혹은 ‘무혐의’
삼성 비자금 의혹을 수사해 온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17일(한국시간) 오후 2시 그 동안의 수사 결과를 발표한다. 사법처리 대상자는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 등 그룹 전략기획실 일부 관계자, 계열사 일부 임원 등 10명 안팎이며 모두 불구속 기소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철 전 삼성그룹 법무팀장의 폭로로 시작돼 100여일 간 진행된 특검 수사는 삼성그룹에 잊을 수 없는 큰 상처를 남겼다. 삼성그룹으로선 경영권 편법승계 의혹과 불법 로비 의혹 등 민감한 사안이 대부분 무혐의로 귀결됐고 임직원 중 구속된 사람이 없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인 삼성그룹이 비자금을 조성해 불법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과 함께 3개월 이상 강도 높은 수사를 받아오면서 삼성의 대외 신인도는 추락할 수 밖에 없었고 이를 지켜본 임직원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졌다.
삼성그룹은 당초 김 변호사의 주장이 사실 무근이라며 완강히 버티다 특검 수사로 증거가 속속 드러나자 결국 차명계좌로 비자금을 관리해 온 사실을 시인하는 모습을 보이며 도덕성에 큰 오점을 남겼다. 또 삼성그룹 본관이 압수수색을 당하고 이건희 회장이 특검에 소환되는 모습이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이를 지켜본 해외 거래처들은 삼성의 투명성과 비즈니스 능력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한편 국내에서는 특검 수사가 이제 종결됐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앞으로가 더 문제라는 걱정도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국내에서야 특검 수사가 이제 끝나는 것이지만 글로벌 차원에서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외신은 주로 기소 단계부터 주목하면서 기사를 쏟아내기 때문에 앞으로 글로벌 기업으로서 해외 비즈니스를 하는데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물론 국내에서도 김용철 변호사와 사제단뿐만 아니라 또 다른 제3의 인물이 얼마든지 다시 삼성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할 수 있기에 특검 수사가 끝났다는 것으로 모든 상황이 종료되는 것이 아니다. 또 특검 수사는 끝나지만 검찰의 추가 수사가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삼성그룹은 김용철 변호사를 탓할 때가 아니다. 삼성그룹은 이제는 스스로의 잘못을 돌아보고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절차탁마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금의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고 명실공히 자랑스러운 글로벌 기업으로 다시 일어서기 위해 삼성이 어떤 경영 쇄신책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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