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8일 백악관 영빈관에서 라이스 국무장관을 접견, 환담을 나누다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연합>
이명박 대통령이 워싱턴 한국전 참전기념비 공원을 찾아 헌화한 뒤 한미 참전용사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
“한미동맹엔 FTA도 포함”
라이스·게이츠 장관 등 연쇄 접견
이명박 대통령은 18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 로버트 게이츠 국방부 장관과 수전 슈워브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미 정부 고위관료들을 잇달아 만나 양국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숙소인 워싱턴 영빈관에서 먼저 게이츠 장관을 접견하고 한미 안보동맹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접견에서 “포괄적인 동맹이라고 하는 것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와 같은 경제적인 것도 들어간다”며 “유엔 평화유지 활동(PKO) 등 범지구적 문제도 함께 해나가자”고 당부했다고 배석한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게이츠 장관도 “FTA와 관련해서 최근 미 의회 내에서 보호주의 경향이 확산되는 것은 실망스럽다”며 “내 분야는 아니지만 FTA 문제는 적극 설득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또 게이츠 장관은 “일부 주한 미군기지의 반환이 이뤄지는데 이런 문제들이 정치화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고 이 대통령도 “한국이나 미국이나 정치가 개입되면 안 된다”며 동의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슈워브 대표를 맞아 한미 FTA 비준에 미 정부가 적극 협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슈워브 대표는 “FTA는 대외 협상만큼 대내 협상이 어렵다”며 “미국 내 재계와 모든 정부 부처까지 나서 의회 설득에 나설 것이고 조지 부시 대통령도 FTA 비준을 임기 내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라이스 국무와의 접견에서 북핵문제와 북한 인권문제 등을 집중 논의했다. 특히 라이스 장관은 북한의 핵신고 프로그램과 관련, “플루토늄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진전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핵문제 관계없이 인도적 지원 불변, 북한도 협력해야
한반도 전문가 간담회
워싱턴 DC 외교 행보 3일째인 18일 이명박 대통령은 한반도 전문가들과 만나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대화를 해야 할 상대”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워싱턴 영빈관에서 열린 ‘한반도 전문가 초청 조찬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힌 뒤 “남한과 북한은 실질적인 대화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북한도 과거와 같은 전략적인 접근이 아니라 남북이 서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진실하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대북 인도적 지원과 관련, “핵 문제와 관계없이 인도주의적 입장에서 북한을 지원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며 “(물론) 북한도 인도적 협력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북한의 인도적 협력이란 납북자 및 국군포로 문제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어 6자회담과 관련해 “북한과 협상을 하려면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며 “관련국들 간에 긴밀한 협조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하고, 미국 경제 위기와 관련한 아시아 국가들의 대처 방안에 대해선 “과거 한미관계를 보면 미국은 한국의 제1 무역국가였지만 이제는 중국과 일본에 이어 3위로 떨어졌다”며 “한미 FTA로 양국 간에 경제볼륨을 더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미 FTA 조속 발효의 필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 부장관, 에드윈 풀너 헤리티지 재단 회장, 존 햄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회장, 웬디 셔면 전 대북정책 조정관, 제임스 슐레진저 전 국방장관, 존 틸럴리 전 주한미군사령관 등 11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 대통령이 전격 제안한 남북 상설연락사무소 설치 제안, 미국의 경제위기와 관련한 아시아의 대처 방안, 북한 식량난 등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존 햄르 CSIS 회장은 “지난 노무현 정권과 미국은 불편한 기간을 보냈다”며 “앞으로 5년이 미국과의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 핵문제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불가능한 일이 아니며, 시간이 걸리고 어렵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인내심을 갖고 대처하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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