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공간을 만드는 건축가를 꿈꾸는 조오치(13·미국명 사무엘·사진·존 아담스 중학교 8학년)군.
26일 열린 ‘제4회 미동북부지역 나의 꿈 말하기 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조군은 “‘오치’는 집에서 부르는 비공식 이름인데 나중에 크면 ‘사무엘’이라는 영문이름 대신 ‘오치’로 바꿀 계획”이라고 또박또박 말한다. ‘오치’의 뜻은 ‘좋~지’라는 한국어를 말할 때 나오는 소리를 그대로 따온 것이라고.
부모님은 남동생이 태어나면 ‘조오타(좋다)’로, 여동생은 ‘조아라(좋아라)’로 이름 지으려 했지만 어머니가 5년 반 동안 암 투병을 하면서 동생을 가질 기회를 얻지 못해 외아들로 자라났다. 야구광이었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한때 야구선수를 꿈꿨고 부모님과 함께 미 전국의 30여개 야구장을 돌아다니고 싶었지만 꿈을 이루기도 전인 5년 전 8세의 어린나이에 사랑하는 어머니를 끝내 하늘나라로 떠나보내야 했다고.
어머니가 보고 싶을 때마다 레고 쌓기를 하며 그리움을 달랬고, 레고로 만드는 새로운 세상에 빠져들면서 사람들이 엄마처럼 아프지 않고 건강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건축가를 꿈꾸게 됐다.
조군은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이날 대회 원고를 직접 썼을 만큼 한국어 구사력은 1세 못지않게 탁월하다. 한국어를 열심히 배우게 된 것은 4학년 때 한국에서 11개월 동안 살면서 받았던 충격 때문이었다.
한국어가 미숙해 영어와 수학을 제외하곤 과목 진도를 따라잡기가 힘들었고 시험에서 5점을 받기도 했다. 이후로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했고 지금은 영어를 하지 못하는 한인을 만나도 편하다고.
컴퓨터도 잘하지만 손재주도 많지만 평소 책읽기를 즐긴다. 올바니에서 살던 유치원 시절부터 지역 공공도서관에서 방학 동안 1,200권을 읽어 예정에도 없던 다독상을 받았을 만큼 독서광이다. 요즘에는 하루 2마일씩 달리는 재미에 빠져 산다. 지난해 파더스 데이를 계기로 시간 날 때마다 아버지(조정희씨)와 함께 달리는 시간도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이제 엄마를 보고 싶어도 볼 수 없지만 앞으로 내 인생을 잘 살아가는 것만이 나중에 하늘나라에서 자랑스럽게 엄마를 만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는 조군은 “특히 한국어 구사력이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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