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SUV 차량을 소형차로 바꾸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면서 현대, 기아 등 연비 좋은 소형차 메이커의 매출이 늘고 있다.
고유가에 소형차로 교체 급증… 현대·기아 등 한국 브랜드 약진
노년층 된 베이비부머들 “덩치 큰 패밀리 카 필요없다”도 한몫
최근 국제유가 급등으로 휘발류 값이 갤런당 4달러를 뛰어넘은 가운데 대형 SUV차량을 소형차로 바꾸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이로 인해 현대, 기아 등 국산 브랜드를 포함해 연비 좋은 소형차를 주력으로 판매하는 메이커들은 자동차 업계의 전반적인 불황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샬럿에 거주하는 스캇 피커진스키는 아들이 타던 2001년형 닛산 패스파인더 차량을 소형차로 바꿔주기 위해 딜러를 찾았다. 피커진스키는 “갤런당 4달러에 가까운 돈을 들여가며 대형 SUV를 모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라고 말하고 “기름은 돈이며 소비자들은 현실적이 될 필요가 있다”며 차량을 바꾸게 된 동기를 밝혔다.
이와 같은 트렌드는 전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1980년대 닥친 중동 오일쇼크 이후 도요타, 혼다 등 일본 브랜드는 연비가 좋은 소형 차량 개발에 박차를 가했고 그 결과 현재 미국 시장에서 수입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판매실적을 올리고 있다. 반면 트럭, SUV의 개발과 판매에 주력해온 제네럴 모터스,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브랜드들은 그나마 유가가 싸던 1990년대 후반까지는 활황을 유지하다가 유가가 급등한 2000년대 들어서는 매출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지난해 말부터는 SUV시장이 완전히 얼어붙은 상태다.
최근 오토데이터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UV 차량의 판매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4기통 이하 중소형 차량은 32%의 판매 증가를 보였다.
중소형 차량 판매 증가는 국산 브랜드의 약진으로 나타났다. 전체 자동차 시장이 불황임에도 현대모터아메리카, 기아 아메리카는 4월 각각 0.4%, 15.6% 판매가 증가했다. 특히 기아 아메리카의 경우 소형차인 리오와 스펙트라가 각각 4,052대, 8,406대 판매된데 힘입어 총 3만66대를 판매해 4월 매출 신기록을 세웠다. 현대모터아메리카도 엑센트(4,115대)와 엘란트라(9,981대)의 판매가 각각 41%와 22% 증가했다.
SUV의 판매 하락은 기름값 이외에 베이비 부머 세대의 생활환경 변화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
1980년대부터 SUV 구입붐을 주도해 온 베이비 부머 세대의 자녀들이 독립하기 시작하면서 노년층에 접어든 베이비 부머 세대들도 페밀리 카를 팔고 부부를 위한 소형차 구입에 나서고 있다.
포드 판매분석관인 조지 파이퍼스는 “자녀들이 독립한 베이비 부머 세대는 이제 더 이상 큰 차가 필요없다”고 말하고 “베이비 부머 세대의 변화는 소형차 시장의 확대와 SUV의 몰락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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