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타인종 학생들이 한국을 잘 모르는 것이 너무 속상해 자발적으로 ‘한국문화 알림이’를 자처하게 됐다는 차영지(17)양.
차양은 맨하탄 46가에 위치한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 공립 고등학교에 다니는 11학년 학생이다. 전체 등록생 689명 가운데 아시안은 39명(5.6%)이고 이중 한인은 차양을 포함, 고작 3명뿐인 학교다.
뉴욕생활을 이제 갓 1년 넘긴 차양은 한국문화 알림이로 나서 혼자 힘으로 지난 주 학교에서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첫 전시회를 열었다. 뉴욕한국문화원으로부터 한국 전통악기와 생활용품, 책자, 한복 등의 지원을 요청하는 일에서부터 학교로부터 전시회 행사를 승인받는 일까지 모두 스스로 해냈다. 혼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딸아이가 대견스러워 팔을 걷고 나선 어머니의 도움으로 잡채, 불고기, 김치, 김밥 등을 만들어 한국음식까지 선보이고 나니 이보다 더 훌륭한 전시회는 없는 듯 뿌듯함도 밀려왔다.
차양은 “고작 3명뿐인 한인학생을 거의 모든 타인종 학생들이 중국인으로 알고 있었다. 이번 전시회를 보고 한국 문화가 중국이나 일본과 어떻게 다른지 알게 됐다는 말을 들을 때가 가장 기뻤다”고 말했다.
행사 당일에는 그동안 미적댔던 다른 한인학생도 가세해 멋진 전시회를 꾸미는데 한몫을 거들었다. 빌린 한복을 직접 타인종 학생과 교직원에게 입혀보기도 하고 악기도 연주하게 하면서 생생한 한국의 얼을 느껴보도록 한 것도 큰 호응을 얻은 비결이었다고.
차양은 1년 밖에 되지 않은 미국의 학교생활이지만 적극적으로 학교클럽에서 활동하고 교사나 또래들과 사귀려 노력한 것이 이번 전시회를 성공적으로 이끈 발판이 됐고 스스로 한국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느꼈다며 미국에 온 뒤 언어나 문화의 장벽 때문에 소극적인 학교생활을 하는 많은 한인학생들에게 용기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차양은 이번 전시회를 열도록 도움을 준 교사와 교직원은 물론, 뉴욕한국문화원에도 감사의 글과 사진을 함께 넣은 책자를 만들어 전달했다. 차양은 차대명·신윤옥씨 부부의 외동딸이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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