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희(SEKA 사무국장)
청소년기는 ‘인생 교훈’을 가르칠 적기다. 더 어리면 배우기 어렵고 더 크면 가르치기 어렵다.청소년기는 독립과 반항이 시작되는 시기지만 마음은 스펀지 같아서 무엇이든지 흡수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 때가 바로 기회다.평생을 두고 마음에 간직할 삶의 철학을 갖게 해줘야 한다. 그게 바로 부모와 선생, 학교와 교회, 언론과 커뮤니티 지도자들이 맡은 다음 세대를 위한 숙제다.
지난 6주간 여름 인턴 프로그램을 통해서 23명의 대학생과 고등학생들에게 ‘전략적 사고’를 가르치는데 역점을 두었다. 새삼스럽지만 전략은 전술(戰術)과 다르다. 무식스럽게 ‘수’로 밀어부치는 작전을 ‘인해 전술’이라고 하지 ‘인해 전략’이라고 하지 않는다. 전투를 이기는 데는 전술이 필요하지만 전쟁을 이기려면 전략이 중요하다. 삶도 마찬가지다. 삶의 전략이 있어야 삶의 전술이 빛을 본다.
전략적 사고는 3가지로 요약된다. ‘더 넓게, 더 길게, 더 입체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넓게 생각하려면 생각의 지평이 넓어야 한다. 범위(scope)가 넓다는 말이다. 길게 생각하려면 시간을 알아야 한다. 역사와 미래를 보는 시각(perspective)을 가져야 한다. 입체적 생각이란 뼈대를 추리고 구조(structure)를 뽑아내는 것이다. 핵심 정리와 주제 파악이 그것이다.이번 여름 인턴 프로그램은 유권자 센터와 공동 개최한 것이어서 ‘전략적 사고’를 가르치기가 좋았다. 학생들은 워싱턴의 연방의원들과 만나 독도 영유권을 논의하면서 ‘넓게 보기’를 체험할 수 있었다.
자기 타운의 시장과 시의원을 만나서 실제 데이터를 놓고 지난 10년간의 한인 유권자 운동을 점검하고 향후 10년을 내다보는 슬기도 배웠다. 소수민족이라는 자각은 자괴심을 낳는 대신 문화적 정체성으로 틈새를 찾고 기회를 타서 뜻을 펼 수 있다는 전략 마인드를 키웠다.인턴 기간에도 학생들은 무척 바빴다. 학원도 다니고 개인 교습들도 받았다. 주말이면 교회에
가고 가족 여행을 즐기곤 했다. 하지만 주중의 인턴 업무를 빼먹는 일은 없었다. 20명으로 시작한 인턴 중 낙오자는 하나도 없었다. 토론과 리서치와 캠페인을 통해서 전략적 사고를 배우고 시험해 보는 과정을 즐기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인턴십은 훈련같은 실전이고 실전같은 연습이다. 그런 연습과 훈련을 통해 배운 전략적 사고는 앞으로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를 맞을 학생들에게 소중한 자산이 될 것으로 믿는다.‘그냥 열심히 살면 된다’는 사람들이 있다. 좋은 말이다. 어떤 삶이든 치열하게 사는 게 나쁠 리 없다. 하지만 그건 전술이다. ‘어떻게’에 대한 답일 뿐이다. ‘무엇을’과 ‘왜’에 대한 대답이 있어야 비로소 전략이 된다. 삶의 목표와 목표에 대한 이유를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삶의 전술이 빛나려면 삶의 전략을 제대로 세워야 한다. 삶의 전략을 가지게 하는 것이 청소년 교육의 핵심이다. 그래야 우리 청소년들은 효과적으로 살 수 있고, 성공할 수 있고, 성공하고도
만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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