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불량자·파산위기 개인정보 매매
3대 크레딧업체서
고객명단 빼내
급전 미끼 바가지
이퀴팩스(Equifax), 익스페리안(Experian), 트랜스유니온(TransUnion) 등 신용보고 업체와 금융기관들 사이에 신용불량자나 파산위기에 있는 사람들의 개인정보가 거래돼 신용카드나 주택 담보 융자를 발행해 주는 미끼로 이용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2일 보도했다. 신문은 현금이 절실한 사람들은 자신의 정보가 거래된 사실을 모르고 급한 마음에 카드나 융자 신청에 응하게 되고 빚의 구렁텅이에 빠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은행이나 융자회사, 카드회사 등 금융기관들은 일반인들에게 개인 신용보고 기관으로 인식되는 이퀴팩스, 익스페리안, 트랜스유니온 등 3개 업체로부터 잠재 고객의 개인정보를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기관들은 3개의 업체로부터 구입한 개인정보를 분석해 ‘급전이 필요한’ 개인을 파악하고, 전화나 우편을 이용해 카드나 융자를 신청하라고 미끼를 던지는 것이다.
연방 정부는 지난 1970년부터 개인 금융기록 거래를 규제하고 있지만 신용보고 업체들은 정부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개인의 재정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개인정보를 수집해 마케팅 수단이라는 명목으로 금융기관에 판매하고 있다. 신용보고 업체와 금융기관 사이에 거래되는 개인 정보는 이름 및 소셜번호, 주소 등 신상 정보는 물론 파산 및 융자신청 기록, 그리고 가족관계, 임금, 교육수준, 소비성향, 소유주택까지 광범위하다.
금융기관들은 광범위한 개인정보를 기술적인 방법으로 분석하고 금전적인 곤란을 겪고 있는 잠재 고객을 파악해 새로운 융자나 카드 신청을 부추긴다. 예를 들어 소득에 비해 소유 주택의 크기가 크고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지역에 거주하는 개인이라면 재융자가 절실한 그룹으로 분류되고 융자 회사의 공략 대상이 된다. 이퀴팩스는 1억 1,500만명의 개인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26개 그룹과 108개 소그룹으로 분류해 금융기관에 판매하고 있다.
융자를 신청한 사람들의 개인 정보도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융자를 신청하면 이퀴팩스, 익스페리안, 트랜스유니온 등 3개 업체를 통해 융자 신청자의 신용기록을 조회하게 되는데 이 3개 업체들은 지난 2005년부터 융자 신청자의 목록을 금융기관과 융자 브로커들에게 판매하기 시작했다. 융자를 신청하면 경쟁 업체로부터 더 저렴한 융자를 주겠다는 연락을 받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소비자 단체들은 금융기관이 신용보고 업체로부터 개인정보를 구입하고 금전적으로 궁지에 몰린 사람을 파악해 카드나 융자 신청을 부추기는 것이 미국 가계 부채 증가의 주요 원인이라며 정부의 규제를 요구하고 있다.
<김연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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