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 박사
동서문화센터 연구원
소련에 속지마라
지난 60여년간 한반도 역사는 미국과 소련 두 초강대국에 의해 큰 영향을 받았다.
소련군이 북한을 점령할 당시 소련은 한반도에 대해 야심을 가지고 있었을까. 해방 당시 이에 대해 좌우익의 시각이 대조적이었다. 좌익은 야심이 없다고 보았고 우익은 있다고 보았다.
삼팔선은 일본군 무장해제를 위한 일시적 조치였지만 소련은 북쪽에 친소정권을 만들어 한반도를 영구분단시키고 말았다.
소련군은 동유럽이든, 중앙아시아든 점령지역을 공산국가로 만들지 않은 곳이 없다. 소련은 점령지역 중 15개 국가를 소련에 병합시켰고 20여개국을 위성국가로 만들었다.
소련군이 북한을 점령했을 당시인 1945년 8월 24일 김일성이 속했던 88여단장 중국인 저우바오중(周保中) 대좌가 소련 극동군 사령관에게 보낸 보고서에 의하면 “88정찰여단은 1942년 6월 스탈린 동지의 직접 지시에 따라 창설되었습니다. … 동지들 대부분은 만주에서 빨지산운동에 참가한 지도자들입니다. (여단은) 이 지역의 군사정치 전문가들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소련문서로 판단할 때 소련은 1942년부터 극동지역에서 위성국가를 세우기 위해 지도자를 양성했던 것이며 김일성은 그 중의 하나였다고 본다.
1945년 8월 15일 발간된 소련 국제전문지 ‘노보예 브레미야(새로운 시대)’는 조선은 소련의 원조를 받아야 독립국가를 세울 수 있으며 북한만은 결코 친소반미의 길로 나가서는 안된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뒤 이어 8월 23일 작성된 소련 외무부 보고서 또한 조선에서 반소적인 정치인들이 영향력을 가져서는 절대 안되며, 조선에 반드시 친소적인 정권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소련군은 북한 점령과 동시에 일방적으로38선을 봉쇄했다. 8월 24일 경원선을 끊었고 25일에는 경의선을 차단하여 남북간 사람과 물자의 왕래를 막았다. 9월 6일에는 남북간 전화와 통신마져 끊었다.남북간 경제문제에 대해 협의하자는 미군측 제안을 소련군은 번번히 묵살했다.
1945년 6월 27일 소련군의 대일(對日) 작전계획은 만주점령을 위한 전략지역으로 한반도 북부를 장악해야 한다고 했고 6월 29일 소련 외무부가가 작성한 보고서는 한반도에 친소적인 정부를 세워야 한다고 했다.
8월 1일 소련공산당 정보국이 작성한 보고서는 미국, 중국 등이 한반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잇으모 소련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건의하는 등, 분명한 한반도 장악의도를 가지고 있었다.
1945년 9월 12일 런던에서 열린 미국, 소련, 영국의 3국 외무장관 회담을 계기로 소련의 음흉한 의도는 노골화됐다. 소련 외무부가 작성한 문서를 보면 약 2년 후 미소의 한반도 분할점령이 끝난 뒤 부산과 진해, 제주도, 인천 등 세 지역을 소련군 관할하에 둘 것과 대만도를 조선에 넘겨 줄 것을 미국에 요구하라고 했다.
그렇게 되었다면 소련은 동해는 물론 서해도 지배하게 되어 극동지역의 세력판도가 완전히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소련의 대일전 참전을 앞두고 미국은 소련이 한반도에 세력확장할 것을 우려했다.
소련 주재 미국대사 해리먼은 트루먼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스탈린과 회담했던 중국 외교부장 송자문의 견해를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송자문이 알기에 소련은 시베리아에 훈련된 한국인으로 구성된 2개사단을 가지고 있다. 그는 소련이 이 군대를 한반도에 남겨놓을 것이며 소련에서 훈련된 정치인들도 한반도로 데려올 것으로 믿고 있다. 이러한 상항에서 4개국이 신탁통치를 한다면 소련이 한반도를 좌우할 가능성이 있다.”
트루먼이 스탈린과 회담을 위해 포츠담에 도착한 다음날인 7월 16일 미 육군 장관은 트루먼에게 ‘한국의 신탁통치’에 관해 다음과 같은 보고를 했다. “스탈린은 한반도에 외국군 주둔을 반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본관의 정보로는 소련은 이미 1-2개 한국인 사단의 훈련을 완료했으며 이 군사력은 한반도에서 사용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신탁통치가 한반도에 실시되거나 되지 않는 경우에도 이 한국인사단은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어 독립정부가 아니라 소련지배 하의 지방정부로 전락될 것입니다. 이것은 바로 극동에 옮겨놓은 폴란드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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