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춘석(뉴욕그리스도의 교회 목사)
사람들은 자기의 일에 열중할 때가 많다. 누가 보던 안 보던 내가 좋으면 하고, 또 하는 일이 좋으면 열심을 낸다. 그런데 그 열심이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느냐는 중요하다. 만약 나쁜 마음을 가지고 열심을 다한다면 그 결과는 엄청나게 클 것이다. 그 잘못된 방향으로 달려가는 사람들 가운데 테러리스트가 있고 독재자가 있는 것이다. 나는 열심을 다하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나 뿐만 아니라 모두를 위한 것이라고 당당히 말하면서 말이다.
어떤 사람이 집에서 닭을 키웠다. 병아리가 서서히 어미닭이 되어 가는 것을 볼 때 키우는 재미가 아주 쏠쏠했다. 그런데 어느 날 새벽에 목이 쉰 장닭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처음이라서 목이 좀 쉰 것 같은 소리였는가 보다. 여기저기서 암탉들은 큰소리를 내지 못하고 옹알거리듯 소리를 내고 장닭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새벽의 장닭 소리는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었다. 그 장닭은 자기의 본분을 성실히 아주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주인은 그 소리가 크게 방해가 되었다. 날이 갈수록 닭소리는 커져 갔다. 그리고 자주, 그리고 길게 소리를 지르길 시작했다.
주인은 많은 닭 중에서 그 충성된 닭을 먼저 처리하였다. 나는 본분을 다하고 그것도 열심히 일했는데 먼저 떠나다니 하면서 애를 태워도 주인은 전혀 관계치 아니하였다. 우리들의 삶이 항상 먼저 해야 할 것과 나중에 할 것으로 나뉘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먼저 해야 할 일들만 보인다. 그것도 당장이다. 내가 아니면 안 될 것 같다. 앞뒤를 잴 것도 없다.
먼저 하는 것이 충성이고 시간을 더 해가면서 열심을 내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가 다시금 알아야 할 것은 일을 맡긴 사람이 누구인지, 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일에는 내가 주인이 아니고 일을 맡긴 자가 주인임을 알아야 한다. 하루하루 바쁘게 살다보니 옆에 누가 서 있으며, 내가 지금 어디 있는지 또 깜박거리며 내일 조차 잊고 그저 열심히만 뭉쳐 있지는 아니한지? 우리는 좀 천천히 가면서 삶을 재조명해 봐야 할 것 같다.
성경에 보면 사울이라는 청년은 자기의 일에 충성한다고 예수 믿는 자들을 붙잡고 죽이는 일에 열심을 다하였다. 그러나 노상에서 하나님을 만난 후 방향을 바꾸었다. 자기가 가고 있는 방향이 잘못된 것을 안 것이다. 워싱턴에서 뉴욕에 오려고 했는데 달라스로 열심히 내려가고 있다면 갈수록 더 멀어지는 것이다.
나의 열심이 바른가. 다른 사람들에게 덕을 세우는가? 혼자만 열심히 점수를 주고 있지는 않은지, 시킨 사람에게 흡족한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고집이 나를 묶어 두기도 하고 무지가 나를 헷갈리게 하기도 하며, 유혹이 바른 길에 안개로 나타나기도 한다. 해가 바뀌어 가는 길목에서 지나온 삶과 더 나아갈 길을 새롭게 조명해 보며 혼자의 열심이 아니라 더불어 기뻐하며 좋아하는 일을 찾아 행하는 일이 더 많아지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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