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새해 아침이 휘영청 밝았지만 올 봄 대학 졸업을 앞둔 한인 이태성(24·베이사이드 거주)씨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사회학과 전공자로 학과목 평점(GPA) 3.85의 우등생 성적이지만 졸업 후 취업할 일이 그저 막막하기 때문이다.
지속된 불경기로 소규모 자영업을 하는 부모의 사업도 갈수록 어려워지다 보니 취업 부담이 한층 커졌다. 빠듯해진 가정형편을 고려해 법대 진학은 포기한지 오래다. 부모에게 보탬이 되고자 이왕이면 좀 더 나은 조건의 일자리를 구하려는 욕심이 앞서지만 인문계열 전공자의 한계만 느낄 뿐이고 오히려 취업 부담만 커져 초조한 마음만 커지고 있다.
4학년 가을학기 개강 직후부터 입사지원서를 제출한 곳만 벌써 수십 곳에 이르지만 아직 이렇다 할 답변조차 듣지 못하고 있다. 친구들의 사정도 이씨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나마 취업이 잘된다는 회계학 전공 친구들마저도 취업 준비를 하면서 마음을 졸이기 일쑤다. 경제학을 전공한 친구들도 월가 금융위기 이후로 이미 금융권 진출을 일찌감치 포기했다.
올해 대졸자들의 취업시장 진출이 예년보다 훨씬 힘들어질 것이란 언론의 잇따른 보도들도 이씨에게 심리적 위축감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일 뿐이다.
실제로 대학가에 나붙은 신규채용 공고도 예년보다 크게 줄었고 대학 캠퍼스에서 매년 열리던 직업박람회도 참가업체 감소 현상이 뚜렷하다. 특히 금융,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전공자들의 취업시장은 불안한 반면, 의료, 보건, 회계학 등의 분야는 그나마 사정이 다소 나은 편이고 물리치료사는 2016년까지 15% 성장이 예상되는 등 의료보건 분야가 강세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월급이나 연봉 조건은 물론, 채용직의 업무 성격 등을 지나치게 따지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며 “전공과 다른 분야라도 우선 무급이나 인턴 등 낮은 직책이라도 있으면 겸손한 마음으로 열린 기회를 적극 활용해 다음 단계를 기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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