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부터 뉴욕한국일보 특별후원으로 시작되는 SET(써든 인라인튼먼트 씨어터. 단장 김은희)의 정기공연 ‘7번 전철’에서 주인공 조정흠씨(사진)는 이 전철을 타고 있는 이민자 승객의 정서를 타인종 댄서들과 함께 무용으로 표현한다. 안무와 연출의 지도에 따라 무용을 하지만 어쩌면 조정흠씨에게는 무용가로 성공하기 위해 뉴욕에서 고투하고 있는 자신의 상황이 7번 전철속의 승객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7번 전철 창밖에 펼쳐지는 모습들, 공장 지대를 지나 베드타운과 정크 야드가 종점까지 이어지는 퀸즈의 모습은 결코 화려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이런 풍경들은 멀리 맨하탄의 화려한 스카이라인과 중첩되며 때론 비애를 자아낸다. 백인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객차의 승객들은 대부분 이른 아침부터 졸린 눈을 부비며 출근을 하고 지친 모습으로 귀가한다. 그러나 살풍경하고 건조해 보이는 퀸즈는 사실 100여개 민족이 섞여서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방출해내는 다이내믹한 공간이다. 지쳐 보이는 승객들의 마음속에는 성공과 생존을 위한 열망이 숨겨져 있다. 조정흠씨 자신의 모습이다.
세종대 무용과에서 현대 무용을 전공한 조씨는 전국 신인 대선 경연 대구지역 우승, 제7회 서울 댄스 경연 우승 등의 수상 경력을 갖고 있다. 국내 극단에서 활동하던 중 2006년 뉴욕에 와 라마마 극장과 화이트 웨이브, 앨빈 앨리 세컨 컴퍼니 무대에 섰고 지난해에는 토론토의 여러 극장에서 공연했다. 이미 30대가 되었지만 나이를 상관하지 않고 오직 실력과 열정으로만 댄서를 평가하는 뉴욕이기 때문에 조씨는 연습실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미래를 꿈꾸고 있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이른 아침 만원 전철에 몸을 싣는 승객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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