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뉴욕시티센터에서 열렸던 가수 장사익의 공연에서 ‘하늘 가는 길’을 열창하는 무대의 분위기를 주도한 것은 대형 스크린을 통해 보여 졌던 흑백 사진들이었다. 상여 행렬, 초가집, 거친 주름이 뚜렷한 촌로의 모습 등 향토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사진들은 장사익씨의 노래와 어울리며 강렬한 시청각적 효과를 불러 일으켰다.
이 사진들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김녕만씨가 70년 초반 자신의 고향인 전라북도 고창의 모습을 담은 사진집에 실렸던 작품들이며 김씨는 장사익 사진집을 최근 출간했다. 김씨와 장씨의 인연이 시작된 것은 2005년 5월, 광주항쟁 기념 행사에서였다. “처음에는 노래가 좋았고 만나보니 사람이 좋아 친구가 되었다”며 김씨는 노래만큼이나 진솔하고 소박한 장씨의 인간성에 매료됐다고 말했다. 둘 다 서해안의 시골에서 태어난 ‘촌놈’인데다 동시대를 산 동갑나기라는 것, 장씨의 노래와 그의 사진이 모두 한국적인 정서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공통점 외에도 서로의 관점과 감성이 통하는 것을 확인했다.
김녕만씨는 이후 2년간 장씨를 촬영해 책을 완성했다. 중앙대 사진과를 나와 동아일보 사진기자로 24년을 근무한 김씨는 “여러 권의 사진집을 냈지만 이번 작업은 특별히 즐겁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80년대 민주화로 가는 과정과 남북분단의 현장인 판문점 등을 취재하며 보람도 컸지만 한편으로는 비극적인 역사 앞에서 가슴 아픈 작업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작업을 통해서는 사진하는 새로운 기쁨을 맛봤다는 것.
저서로 ‘마음의 고향’, ‘판문점’, ‘광주, 그날’ 등이 있고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하였다. 2001년 올해의 사진기자상 수상, 2003년에 서울시 문화상(언론부문), 2005년에 제21회 일본 히가시가와 국제사진페스티벌에서 ‘해외작가상’을 받았다.
<박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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