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오 (우드사이드)
지난달 21일 이명박정부 들어 첫 남북당국자 회담이 개성공단 내 북한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사무실에서 열렸다. 남한대표단은 북한과의 실랑이 끝에 공단도착 후 약 11시간 만에 저들을 만났다. 그러나 그들과의 접촉시간은 단 22분. 회담(?)은 우리 측이 저들로부터 평양에서 하달 받은 지침서만 일방적으로 통 받고 끝났다고 한다.
아무리 우리를 얕잡아 봐도 이런 무례한 행동은 있을 수 없다. 더 기막힌 사실은 공단 근로자들의 임금인상과 토지임대료와 관련, 우리 측에 줬던 특혜조치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내용이었단다. 쉽게 말해 토지임대료를 내라는 뜻이다. 토지임대차 계약을 10년간 무상임대해 주기로 해놓고도.
근로자의 최저임금을 월 50달러로 정한 후 제정한 개성공업지구 노동규정 25조에 의하면 전면 대비 년 5%씩 인상키로 되어 있다. 이런 규정대로 받는 임금은 북한의 와잇트 칼라 월급 월 80-100달러와 비교할 때 재주는 자기네가 넘고 돈은 우리가 벌어간다고 저들은 생떼를 쓰고 있다.
이런 억지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지금 부족한 식량보다 현금이 더 급하다는 뜻이다. 앞으로 2차 핵실험과 그리고 ICBM 대륙 간 탄도미사일발사 실험을 위해서다. 그 현찰 공급원이 바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수입인 것이다. 모르긴 해도 머지않은 장래에 금강산 관광도 트집잡아 돈을 우려내려고 할 것이다. 이쯤 되면 개성공단은 우리에게 있어서 무엇인가? 우리를 살찌우는 보약인가? 아니면 우리의 목숨을 갉아먹는 독약인가? 혹 잘못 끼워진 단추는 아닐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개성공단은 우리의 아킬레스건이라는 점이다. 개성공단이 있는 한, 우리는 저들에게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
저들은 칼자루를 쥐고 있고 우리는 칼날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저들의 외교를 ‘벼랑끝 전술’이라고 비아냥대지만 그것은 우리의 시선으로, 그리고 우리의 상식으로 생각할 때 그렇지 저들에게 있어선 항상 구사할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전술이다. 지난 4월 5일 식목일날 우리는 산에 나무를 심었는데 저들은 로켓을 쏘아 올렸다. 이것이 남과 북의 현상이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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