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진(변호사)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소식은 충격적인 면을 넘어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다. 전문가는 노 대통령의 자살을 급격한 환경변화로 일어나는 무통제적, 무규범적인 자살이라고 분석했다. 노 전 대통령의 자살은 그분의 가족에게는 치유할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남겼고 국민과 국가에게 큰 누를 끼치는 결과가 되었다. 국가의 최고통치권자였던 그분의 선택은 자기만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국민과 국가와 사회를 위한 선택이여야 했었다. 노 대통령의 유언에 명시된 대로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면 그 분의 행동은 신세를 갚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그들을 슬프게 만들었다.
그의 유서에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 없다.”는 내용이 있다. 그분은 수많은 역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견디어 온 분이다. 그는 학벌과 권위주의, 지역주의 높은 벽에 도전하여 성공한 분이다. 고교 졸업생으로 대학교육 없이 법관 변호사가 되었다. 그래서 그의 노력에 찬사와 존경을 보내는 국민이 많다. 또 그는 돈을 따르지 않고 민권 변호사로 정의의 편에 섰다. 그분을 가장 높이 평가하고 싶은 것은 영남 사람이 호남정치세력에 가담하여 지역주의의 높은 벽을 넘어 정권을 창출한 용기였다. 이러한 분이 검찰 수사와 언론 보도에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방법을 선택한 것은 지금 힘들게 살고 있는 국내 국외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었을 뿐 아
무런 도움이나 교훈도 남기지 못했다.
안타까운 것은 노 전 대통령이 타개로 모든 진실이 숨겨진다는 사실이다. 피의자가 없음으로서 검찰은 기소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은 이제 마땅히 알아야 할 진실을 알 수 없게 되었다. 노 대통령은 법정에서 떳떳하게 사실을 밝혔어야 했었다. 그분은 누구인가? 변호사 출신이 아
닌가. ‘법정에서 유죄판결을 받기 전까지는 피고인은 아무 죄도 없다’는 논리가 법의 정신이다. 아직 피고인도 아니고 피의자로 조사를 받았을 뿐이다. 담대하고 도전적인 노 대통령은 검찰과 언론의 압박 정도의 정글은 얼마든지 해쳐나갈 수 있었으리라 믿었다. 왜 자신을 값없이 버렸
는지 참으로 안타깝다.
이번 비극은 검찰이 무리하게 수사로 일어난 것으로 보는 국민들이 많으며 노 대통령은 자택을 떠나 검찰에 출두하는 시간이 10시간 이상이었고 심문도 10시간 이상이였다고 한다. 검찰이 국가의 최고의 통치자였던 대통령을 그와 같이 다루어야 할 이유가 있었는가? 사저를 방문하던지 또는 가까운 검찰청 부산 지청에서도 소환 심문할 수 있었을 것이다. 왜 하필 그 먼 곳 대검찰청 청사에서만 해야 했는가?노 전 대통령의 자살에는 일부 언론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중론이다. 선동적일 수 있는 보도가 횡횡하였고 기소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범법자처럼 다룬 것도 문제였다.
무엇보다도 독자들을 식상하게 한 것은 동일의 사건을 한 달 이상을 계속해서 대대적으로 보도한 사실이다. 같은 내용의 기사를 시청자나 독자들은 듣지 않고 보지 않으려고 한다. 후속 기사들은 국민들에게 알릴 수 있는 조그마한 내용으로도 충분했다.
많은 국민들이 슬퍼하고 있다. 노 대통령의 사망으로 인하여 국론이 분열되어서는 안 된다. 정부와 정치인들 그리고 국민전체가 차분하게 전임 대통령의 죽음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또 인명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도 되었으면 좋겠다.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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