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때 성적은 머리보다 엉덩이의 인내력으로 결정된다고 강조했던 은사님의 말씀이 기억난다. 누구나 가장 빠르고 쉽게 성적을 낼 수 있는 지름길을 찾고 싶어한다. 만병통치약처럼 자신만의 비법이 있다는 유혹에 우리의 귀를 내주기 십상인데 갬블링처럼 그 대가도 혹독하게 치러야 한다. 골프와 투자의 세계에서 성공하려면 대박만 노리는 점쟁이 마인드에서 벗어나 효과적인 전략과 엉덩이의 인내력이 필요하다.
# 꾸준한 반복
골프를 깊이 이해하는 고수들은 단편적인 레슨이나 팁을 주는데 대부분 인색하다. 이런 태도를 두고 잘난 척한다거나 이기적이라는 부당한 핀잔을 듣기도 하지만 진짜 이유는 어설픈 팁이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알기 때문이다. 반면 미드 핸디캐퍼들은 열변을 토하며 스윙팁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스윙키를 찾느라 분주하다. 그러나 산발적인 스윙팁보다 간단한 레슨이나 교본에서 찾아볼 수 있는 그립이나 셋업같은 기본동작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익히는 것이 더 중요하다. 또한 자신의 신체적 특징과 주위환경에 맞는 이상적인 스윙을 발견하는 것도 좋지만 꾸준한 반복과 실전경험을 통해 자신의 스윙으로 흡수하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
# 투자는 엉덩이로
지난해 말부터 급속하게 늘어난 ‘안전자산으로의 대이동’에 합류한 많은 투자자들이 3월 증시가 바닥을 친 후 급격하게 반등하자 꽤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극심한 경제와 증시의 침체가 진행되면서 가장 무거운 시련의 시간을 엉덩이의 인내력으로 견디지 못하고 자리를 떴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금이라도 다시 시장에 진입해야 할지 아니면 기다려야 할 지를 놓고 방황하고 있다.
공부처럼 투자에서도 돈은 엉덩이로 번다는 격언이 있다. 하지만 경제의 불확실성과 주가의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좋은 종목을 잘 찍어서 사고팔아 단기간에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쟁이 마인드에서 벗어나지 못한 투자자들이 많다. TV에서 종목을 잘 찍을 수 있는 비법을 알려준다는 매혹적인 광고를 자주 접한다. 그러나 시험문제를 미리 찍을 수 없는 것처럼 시장의 변동을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와튼스쿨의 제레미 시겔 교수는 지난 200년 동안 주가가 가장 많이 요동친 날의 75%는 전혀 설명할 수 없었다고 결론지었다. 투자를 통한 자산 증식을 원한다면 최상의 종목이나 마켓 타이밍보다 탄력적인 전략과 투자의 기본에 충실하면서 엉덩이의 파워에 의존해야 한다.
변재성 <워델&리드 재정자문 부장>(
213)388-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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