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은 사념(死念)을 닦고 있는가?”
죽음을 자각하고 수행해야
죽음을 초월하고 해탈한다
◇ 죽음에 대한 마음챙김(死念) : 죽음을 주제로 한 수행법으로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죽음에 대한 마음챙김’ 즉 사념(死念)이다. 사념은 10가지 마음챙김 가운데 하나이며 한역에서는 염사(念死)로 번역되어 있다. 초기경전에서 십념(十念)이라는 용어로 정리되어 제시된 예는 한역 ‘증일아함경’에 보이지만, 팔리경전인 ‘앙구따라 니까야’에서도 10가지 항목이 2곳에서 함께 제시되어 있다.
“비구들이여, 사념을 닦으면 큰 결실, 큰 이익이 있고, 불사(不死)에 이르고, 불사를 목적으로 한다. 비구들이여 그대들은 사념을 닦고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해 어떤 비구는 1)하루 낮밤동안 살 것이라며, 그 동안에 세존의 가르침을 생각하며 많은 수행을 하리라 다짐하면서 사념을 닦는다고 말했다. 다른 비구는 2)하루 낮동안 살 것이라고 했다. 살아있는 시간의 길이는 3)한번 탁발한 음식을 먹는 동안 4)4-5번 먹는 동안 5)한번 먹는 동안 6)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며, 내쉬고 나서 들이마시는 동안에 살 것이라고, 갈수록 짧아졌다.
붓다는 1-4까지의 방식은 ‘게으름에 머물고 있으며, 번뇌소멸을 위한 사념을 둔하게 닦는 것’이라고 한 반면 5-6의 방식에 대해서는 ‘게으르지 않음에 머무는 것이며, 모든 번뇌의 소멸을 위한 사념을 민첩하게 닦는 것’이라고 하고 있다,
이처럼 인간의 목숨은 하루가 아니라 한 끼의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보존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한 번 음식을 먹는 동안이나 한 번 호흡을 하는 동안에도 죽음에 대해 잊지 않고 붓다의 가르침을 많이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 죽음에 대해서 잊지 않고 마음을 챙기는 수행인 사념이라고 할 수 있다. 사념을 닦으면 모든 번뇌가 소멸하고 죽음이 없는 불사의 경지에 도달한다고 하는 것은 엄격하게 자신의 죽음을 자각하면서 수행해 나갈 때, 죽음을 초월하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청정도론에 의한 사념(死念) : 초기경전에서는 사념을 닦고 어떤 과정을 밟아 불사의 경지인 열반에 이르게 된다는 설명은 찾아보기 어렵다. 팔리 주석 문헌인 ‘청정도론’에 의하면 사념을 닦으면 욕계의 선정인 근접삼매만을 얻게 된다고 한다. 그 이유는 죽음이라는 명상 주제는 고유성질을 가진 법이고 또 절박함을 일깨우기 때문에 본삼매에 이르지 못하고 오직 근접삼매에만 도달한다.
초기경전에서 십념으로 제시된 수행법은 ‘청정도론’에서는 십수념(十隨念)으로 정리되었다. 1)불(佛)에 대한 반복적인 마음챙김 2)법(法)에 대한 반복적인 마음챙김 3)승(僧)에 대한 반복적인 마음챙김 4)계(戒)에 대한 반복적인 마음챙김 5)보시(捨)에 대한 반복적인 마음챙김 7)죽음(死)에 대한 반복적인 마음챙김 8)몸(身)에 대한 반복적인 마음챙김 9)호흡에 대한 반복적인 마음챙김 10)평온에 대한 반복적인 마음챙김.
죽음에 대한 반복적인 마음챙김에 대해서는 ‘청정도론’8장 <반복적인 마음챙김에 대한 해설>에서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청정도론’에서 죽음에 대한 정의는 다음과 같다. ‘죽음이란 한 생에 포함된 생명기능이 끊어지는 것이다’. 이와 같이 생명기능이 끊어진 것이라 불리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을 죽음에 대한 마음챙김이라고 한다. 이 죽음에 대한 마음챙김을 닦고자 하는 사람은 조용한 곳에 혼자 머물면서 ‘죽음이 올 것이고, 생명기능이 끊어질 것이다’ 혹은 ‘죽음’, ‘죽음’하면서 이치에 맞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처럼 죽음에 대한 마음챙김을 닦는 비구는 항상 게으르지 않고, 모든 존재에 대해 즐거워하지 않는 생각(想)을 얻는다. 그리고 목숨에 대한 집착을 버린다. 무상에 대한 생각이 깊어지며 따라서 괴로움에 대한 생각과 무아에 대한 생각이 나타나게 된다. 그리고 죽을 때 두려움도 몽매함도 없이 죽는다. 만약 이 생에서 불사(不死)를 얻지 못했다면 죽은 후 좋은 곳에 태어난다고 한다.
‘청정도론’에서는 ‘모든 것에 유익한 명상주제’로 3가지를 제시한다. 모든 것에 유익한 명상 주제는 수행자의 특정한 근기나 기질에 상관없이 누구나 닦아야 할 수행법으로 제시된 것이다. 그 내용은 자애명상, 죽음에 대한 마음챙김, 부정관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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