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은(취재 1부 기자)
지난 한 달여 동안 한인들의 자살 소식이 북부뉴저지에서 줄을 이었다.
지난 8월 실제로 기사화된 5명의 사망 관련사건 가운데 3명이 자살 또는 자살 의혹이 불거진 사건들이다. 여러 가지 사망 원인이 되겠지만 특히 자살은 고인이 죽기 전까지 심리적 고통과 갈등 끝에 스스로 내린 선택이라 더욱 안타깝다.
그런데 요즘 기막힌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살아 있는 사람이 자살했다는 헛소문이 도는 것이다. 심리적 고통과 갈등을 더하고 있다. 멀쩡한 사람을 자살로 몰아가는 현실도 문제지만 멀쩡히 살아 있는 사람들을 자살로 몰아가는 것을 보니 황당하기 그지없다. 원인도 한결같다. 경기불황으로 인한 사업부진이다.
지난 8월 초 팰리세이즈 팍에서 사업을 하는 한 업주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고 확인차 통화를 시도한 적이 있다. 전화를 받은 당사자에게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전화드렸습니다”라고 말을 건네는 웃지 못할 상황에서 이 업주는 “내가 변사체로 발견됐다는 소식을 어제 나도 들었다. 황당할 따름”이라며 웃어 넘겼다.
업계 유력 사업가가 자살했다는 또 다른 소문에 당사자를 수소문했지만 정작 업계관계자들은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이었다. 유가족들의 심정을 생각해 공식적으로는 자살로 발표하지 않는다는 뉴저지 모 경찰관계자의 말을 참고한다면 긴 경기 침체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현재 고통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들이 밝혀진 것보다 더 많이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주인공만 바뀐 채 와전됐을 뿐인 그 누군가의 사망 소식일 수도 있고 누군가가 정말 옳지 않은 선택을 했을 수도 있다.
워낙 우울증과 자살얘기가 부쩍 많아지는 등 세상이 뒤숭숭하다보니 별의별 유언비어가 나도는 형국이다. 그러나 정확하지 않은 소식은 애꿎은 피해자만을 양산하고 힘겹게 오늘 하루를 사는 당사자에게 격려는 커녕 허탈감만 줄 뿐이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가고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고 했다. 힘든 시기를 애매한피해자 없이 조용히 넘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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