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3년 ‘조지 위싱턴’ 퇴임 직전 송별만찬 가져
19세기말부터 재건.리노베이션 반복후 건물일부 박물관으로
지금은 뉴욕시 지정 문화재로
가슴 속 깊이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하며 저는 지금 여러분들을 떠납니다. 영예롭고 영광스러웠던 지난날처럼 여러분들의 앞날 역시 번창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바입니다.
1783년 12월 4일, 미국 독립 전쟁을 성공적으로 이끈 총사령관은 뉴욕 맨하탄 프라운시스 태번(Fraunces Tavern)에서 퇴임 직전의 송별 만찬을 가졌다. 한 줄의 가슴 뭉클한 감동의 인사말을 전하고 고향으로 돌아갔던 영웅. 6년 뒤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어 다시 나타났던 그는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이다. 뉴욕의 로어 맨하튼에 위치한 레스토랑 겸 박물관인 프라운시스 태번에서는 오늘도 조지 워싱턴의 음성이 들리는 듯하다.
삐그덕 소리가 나는 바닥의 나무 마루, 잠들어 있는 조지 워싱턴을 깨울까 싶어 흠찟 놀랐다. 오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벽난로마저도 아늑하게 느껴지는 이곳은 미국 혁명 이전 중요한 역할을 했던 장소이다. 독립 혁명을 거치며 뉴욕에 존재하는 단 3개의 건물 중 하나로 1762년 사무엘슨 프라운시스가 사들여 태번으로 바꾸어 놓았다.
18세기 식민지 시대의 뉴스를 가장 신속하게 접할 수 있었던 태번에서는 사교와 사업이 동시에 이루어졌다. 1776년 이곳에서 개최되었던 뉴욕주 의회를 통해 첫 만남을 가졌던 사무엘 프라운시스와 조지 워싱턴은 이후 오랜 우정을 지속하였다고 한다. 1783년 11월 25일 영국군이 철수한 후 태번에서는 조지 워싱턴의 기리는 거대 파티가 열렸고 12월 4일에는 조지 워싱턴의 역사적 송별회가 열렸다. 이후 태번은 뉴욕이 미국 최초의 수도였을 때 외무부와 재무부로 사용되었다. 수도가 필라델피아에서 워싱턴으로 옮기기 전까지는 숙소와 살롱으로 이용되었다고 한다. 1832년 발생했던 화재로 손상된 후 19세기 말부터 재건과 리노베이션을 반복하였다.
리노베이션을 통해 건물의 일부가 박물관으로 꾸며졌다. 박물관의 각 방은 혁명기의 역사적 순간을 담고 있는 그림, 지도 및 각종 유물을 전시하며 그 시대의 감동을 전하고 있다.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는 워싱턴의 실제 틀니와 머리카락은 그의 숨결까지 느끼게 했다. 강제 철거의 위협을 여러 번 넘기고 1904년부터 ‘혁명의 아들들(The Sons of the Revolution)’이 건물을 소유하게 되었다. 건물은 현재 뉴욕시가 지정한 문화재(New York City Landmark)이자 미국에서 지정한 역사적인 장소(National Register of Historic Places)로 정식 등록되어 있다.
프라운시스 태번은 한 끼의 허기를 달래는 곳이 아니다. 역사가 말해주는 감동 한 조각과 진실 한 모금이 만들어내는 전율을 맛보는 장소이다. 거룩함에 숙연해지는 역사의 현장.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손길이 스치고 지나갔을 이곳의 문고리에 손을 얹어 보며 ‘미국 건국의 아버지’의 숨결을 느껴본다.
차승희<음식전문 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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