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멕시코의 접경지대에서 지난 15년간 5천명 이상의 멕시코인이 미국으로의 밀입국을 시도하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멕시코 국가인권위원회(CNDH)가 25일 밝혔다.
CNDH의 호세 루이스 소베라네스 위원장은 미국시민자유연맹(ACLU)과 공동으로 작성한 보고서에서 희생자 수는 최소 3천861명부터 최대 5천607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일부 인권단체는 그 수가 1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소베라네스는 미국이 1994년 캘리포니아를 필두로 애리조나, 텍사스에서 국경통제를 강화했을 당시 사망자수가 급증했던 점을 지적하며 폭력이 만연한 미국 남부 국경지대에서 밀입국자 희생자가 발생하는 것이 국제적인 인도주의의 위기로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망하는 밀입국자 중 대다수가 단속을 피해 험난한 산악지대와 사막, 강물을 건너는 등의 극단적인 위험을 무릅쓰다 죽음에 이르게 된다고 덧붙였다.
텍사스주와 인접해 있는 멕시코의 타마우리파스주(州) 리오 브라보의 현지 당국은 지난 1월 이후 27여명이 리오 그란데 강에서 익사했다고 밝혔다.
소베라네스는 밀입국자 감소를 위해 국경지대의 경비를 대폭 강화한 미국 정부의 전략이 실패했다면서 오히려 2000∼2008년 사이 불법이민자 수는 840만명에서 1천190만명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정책 실패가 낳은 또 다른 예로 밀입국 알선 조직과 이를 둘러싼 마약조직단의 범죄 퇴치를 위한 비용 지출 증가를 꼽았다.
국경지대의 치안강화를 위해 미국 정부가 책정한 예산은 지난 5년간 60억 달러(한화 약 7조2천억원)에서 100억 달러로 증가했으며 미국은 이곳에 약 2만명의 경비 인력과 수사용 가상 추적 네트워크를 동원해왔다.
(멕시코시티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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