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인 황병기 라이브 연주.김명숙 늘휘무용단 ‘소천’
17일 아시아 소사이어티...뉴욕공연 세계 초연
춘하추동 사계테마 한 폭 수묵화같이 풀어내
한국을 대표하는 가야금 연주, 작곡가 황병기씨의 연주와 함께 하는 김명숙 늘휘무용단의 ‘소천(Taintless Spring)’이 17일 오후 8시 아시아 소사이어티에서 열린다. 아시아 소사이어티와 월드뮤직 인스티튜트(WMI), 뉴욕 한국문화원이 공동 주최하며 이번 뉴욕 공연이 세계 초연이다.
자연미를 추구하는 섬세한 감각과 크로스오버 무용작품의 대담한 실험정신을 통해 매년 새로운 무대를 선사하는 김명숙 늘휘무용단의 ‘소천’은 명인 황병기와 박현숙의 70여분 라이브 연주에 맞춰 춘하추동 사계의 테마를 한 폭의 수묵화와 같인 풀어낸 작품이다. 깊이있는 명인들의 가야금 연주와 ‘춤 그대로의 춤’으로 형상화한 이번 작품은 눈으로 듣고 귀로 보고 마음으로 이해하는 미의 향연이 될 것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소천’은 동양의 자연주의적 가치관과 그 깊은 정신적 세계를 모티브로 지극히 정제된 춤사위와 그 속에 온전히 드러나는 선의 움직임을 통해 참된 선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로 가득 채워져 가장 최소화한, 한국춤의 미니멀리즘을 구현한 작품이다.이 작품은 프롤로그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4장 그리고 에필로그로 이루어진다. 느린 진양장단에서부터 가장 빠른 단모리까지 총 8번 장단이 바뀌는 산조곡의 흐름을 한국의 사계-봄, 여름, 가을, 겨울로 해석하여 안무한 이 작품은 자연의 이치와 인간의 삶에 대한 진중한 성찰을 통해 그 고귀한 무르익음을 부드러운 한국춤의 언어로 풀어낸다. 진양조에 맞추어 땅의 기운을 받는 느리고 무거운 춤으로 시작하여 점차 빨라지는 선율에 맞추어 빠르게 일어나는 구름처럼, 때로는 휘몰아치는 눈보라였다가, 이윽고는 고요한 달빛이 되어 잦아드는 춤으로 이어진다.
이번 공연은 최초로 해외무대에 70여분 전 바탕을 현장 연주하는 황병기, 박현숙의 연주와 늘휘무용단의 오랜 수련을 거친 정제된 춤사위, 안무자 김명숙의 작품을 이끌어 나가는 깊은 호흡을 통해 현대적 언어로 해석된 한국춤과 음악의 아름다움의 진수를 감상할 드문 기회가 될 것이다. 한국 전통 음악의 지평을 넓힌 존경받는 예술인 황병기씨의 음악적인 배경은 뉴욕과 깊은 연관이 있다. 1968년 뉴욕에서 백남준과 처음으로 만나 그의 작곡발표회에 출연한 이래 친분을 맺었다. 백남준의 소개로 존 케이지와 만나고 조각가 존 파이와 교류를 하면서 전위예술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런 관심은 그의 대표작이며 홍신자씨가 구음을 맡았던 ‘미궁’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드러났다.
2000년대 초반에 ‘세 번 들으면 죽는다’는 루머와 함께 퍼져서 ‘무서운 곡’으로 세간에 화자가 되기도 했다. 1985년부터 2년간 하버드 대학에서 객원교수로 지냈고 1986년에는 카네기홀에서 가야금 독주회를 열기도 했다. 이화여대 교수로 재직하며 현재 국악계를 대표하는 수많은 제자들을 길러냈다. 현재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적 자연미와 예술미를 현대적 흐름에 반응하는 섬세한 감각으로 창작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 김명숙 감독은 이화여대 무용과 교수다. 한국적 자연미와 예술미를 아름답게 표현하는 댄스 스타일리스트로 불리며 ‘색동너머’, ‘신공무도하가’, ‘움직이는 산’ 등의 작품을 발표했다.
한편 8시 공연에 앞서 황병기의 프리 쇼 강의가 열린다. 공연장소 : Asia Society (725 Park Avenue. 예매 및 문의 : tickets.asiasoceity.org, 212-517-2742. $20 일반 관객 / $16 학생, <박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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