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인트제임스 초등교서 한글 배우는 미국인 교사들
한글날 563돌 기획 취재
“한국어를 열심히 배워 한인 학부모들과 소통할래요”
8일 오후 4시30분. 한인타운 인근 세인트 제임스 초등학교(교장 스테픈 바우어) 교장실에서 어설픈 한국어 발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 학교에 재직 중인 6명의 교직원이 한국어 과외를 시작한 것.
바우어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들은 동그란 책상에 둘러앉아 ‘불고기 5인분 주세요’ 등 실생활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문장을 중심으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었다. 지난주에는 한민족 최대 명절 추석을 맞아 송편을 나눠 먹으며 한국의 전통명절에 대해 공부하는 등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동시에 배우고 있다.
이번 수업은 한국어를 배우기 원하는 교사들이 모여 한국에서 15년간 고등학교 국어교사로 일했던 학부모 서민선씨를 강사로 모시면서 시작됐다.
서초 고등학교에서 국어교사로 재직했던 서씨는 학교에 아들을 입학시킨 뒤 여기서 다시 한국어를 가르치게 되는 ‘행운’(?)을 잡았다.
이민온지 2년밖에 안된 서씨는 “선생님들이 한국에 대해 갖는 관심과 질문은 대단히 전문적이고 세세하다”며 “한국어를 배우면서 한국 문화를 함께 이해하는 그들의 모습을 볼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수업을 듣고 있는 교직원 줄리 러브락은 “한국어를 배우는 것은 쉽지 않지만 한인 학부모와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한국 문화와 언어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학교에서 교사들이 직접 외국어를 배우는 것은 지난 2001년 스패니시를 1년간 배운 이후로는 처음이다. 한국의 전통 악기인 장구 연주 등 한국 문화를 가르치고 지난 2006년에는 청주의 문의 초등학교와 자매결연을 체결해 매년 한차례 한국을 방문하며 특별한 인연을 쌓고 있다.
바우어 교장은 “한국어 수업은 일반 교사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838년 설립된 세인트 제임스 초등학교 재학생 중 한인학생의 비율은 35%에 달하며 스웨덴, 독일 등 25개 국가 출신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고 있다.
<김은정 기자>
8일 세인트제임스 초등학교 교장실에서 열린 한국어 강의에서 학부모 서민선씨가 교직원들에게 한글 읽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