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프 코리안 닷 컴’ LA모임 가주 각지서 26명 참석
“이제는 밝힐 수 있습니다. 나는 한인 혼혈인임이 자랑스럽습니다”
자신을 당당히 ‘코리언 아메라시안’(Korean Amerasian)이라고 밝히는 26명의 젊은이들의 눈빛이 사뭇 진지하다. 아메라시안은 미국인과 아시안 혼혈을 가리키는 말이다. 한 때는 자신의 피를 부끄러워하거나 혹은 정체성을 찾지 못해 혼란스러웠지만 지금은 한인의 피가 반쪽 흐르고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기만 하다.
지난 10일 대한인 국민 회관(Korean National Assocition) 빌딩에서 열린 2009년 ‘해프 코리안 닷 컴(Halfkorean.com) LA 미팅’ 모습이다.
지난 1998년 이후 11년 만에 열린 이날 행사는 LA와 오렌지카운티는 물론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고 등 캘리포니아 곳곳에서 모여든 한인 혼혈인들이 참석했다. 행사의 초청 강사로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딸인 안수산 여사의 아들인 필립 커디, 또 다른 한인 혼혈인 모임인 ‘한미 혼혈인 연합’(Hanmi Amerasian Association of the USA)의 한인 혼혈인 부부인 프랭키·티아 레고스키가 참석, 한국 역사와 문화에 대해 함께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백인과 흑인, 히스패닉, 유태인 등 다양한 인종과 한인의 피가 섞인 26명은 각자 다른 삶을 살아왔지만 한인의 피가 절반 섞였다는 이유만으로 끈끈한 유대감을 느끼며 편안하게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오렌지 카운티에서 왔다는 매튜 코르드로는 “한인 혼혈인 모임에는 처음 참석했는데도 마치 가족들을 만난 것처럼 편안한 느낌”이라며, “소속감과 친밀함이 느껴져 너무 좋다”고 말했다.
행사를 주관한 ‘해프코리안 닷 컴’의 데이빗 리 샌더스는 “해프코리안 닷 컴 미팅은 앞으로 연례 행사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며, “계속적인 모임 및 다양한 행사를 통해 회원들이 또 다른 반쪽에 대한 정체성을 찾아갈 것으로 기대된다”며 행사 의의를 밝혔다.
‘해프코리안 닷 컴’은 2010년 5월~6월에는 한국방문 여행을 기획하고 있다. 필립 커디스는 “미주에만 엄청난 수의 한인 혼혈인이 거주하고 있다”며, “한국을 방문함으로서 한국인인 동시에 미국인인 우리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또한 우리가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한국과 미국에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www.halfkorean.com
<홍지은 기자>
2009 해프코리안 닷컴 LA 미팅에 참석한 한인 혼혈인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초청 강사의 강연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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