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어린이의 절반가량이 ‘푸드 스탬프’라고 불리는 식량지원비의 혜택을 받았으며, 흑인 어린이와 편모.편부 가정의 어린이는 그 비율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의학협회(AMA)가 발간하는 소아.청소년의학지(APAM)에 2일 실린 이 연구는 세인트루이스 소재 워싱턴대의 마크 랭크 교수와 코넬대의 토머스 허슬 교수가 공동으로 추진한 것이다.
랭크 교수는 이날 푸드 스탬프를 받는다는 것은 당신이 가난하고 당신의 가정이 저소득층이라는 의미라며 미국 어린이의 절반이 유년시절에 이런 상황을 경험한다는 사실은 미국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전체 미국 어린이의 49.2%가 어린 시절 일정 기간 푸드 스탬프를 받는 적이 있다.
흑인 어린이와 편모.편부 가정에서 자란 아이 중 푸드 스탬프를 받은 경험이 있는 비율은 90% 가까이에 육박한다.
연구는 또 중등 이하 학력을 가진 흑인 편모.편부 가정의 어린이 거의 모두가 유년시절에 재정과 식량이 불안정한 상황을 겪는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32년간 미국의 4천800여 가구를 분석한 결과 다른 서구 선진국의 어린이들과 비교할 때, 미국 어린이들이 겪는 빈곤과 사회적 박탈이 가장 심각하며 그들이 의지할 사회적 안전망도 가장 취약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랭크 교수는 특히 유럽 국가들이나 캐나다를 비롯한 다른 산업화한 국가들과 비교해봤을 때 미국의 사회적 안전망은 늘 취약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빈곤율이 이렇게 높은 이유 중 하나는 가족들을 빈곤으로부터 보호하려는 우리의 노력이 너무 미약하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안전망을 더 넓게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는 빈곤과 식량 불안정은 아이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해로운 경제적 상황에 속한다며 미국의 건강보험 비용 중 연간 220억 달러가 여기에 쓰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는 가난한 아이들은 태아의 저체중과 납중독, 천식, 정신질환, 예방접종 지연, 치아 문제, 급작스런 죽음 등 다양한 종류의 건강 문제를 경험할 가능성이 눈에 띄게 높다고 밝혔다.
랭크 교수는 빈곤과 신체적.정신적 건강은 깊은 연관이 있다며 짧은 기간이라도 가난 속에서 성장한 것이 종종 어른이 돼서도 해로운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랭크 교수와 허슬 교수는 이전 연구를 통해 미국 성인의 절반이 배를 채우려고 푸드 스탬프의 도움을 받는다는 사실을 발표한 바 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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