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기를 들고 조국 산천을 새롭게 바라보고 있는 게일 여씨
이민106년을 보내고 이민 107년을 준비하는 하와이 한인사회.
1960년 후반부터 제3의 이민물결을 타고 하와이에 정착한 한인 이민세대들은 열심히 살아 온 지난날을 돌아보며 은퇴생활을 즐기고 있는가 하면 가족과 자식들이 아닌 자신만을 위한 제2의 삶을 위한 본격적인 은퇴준비에 고민하고 있다. 열심히 일해 거둔 풍성한 수확을 감사하는 계절 11월, 제2의 삶을 준비하고 있는 인사들을 찾아 보았다.
<편집자주>
하와이 한인여행사 USA 여행사 안살림을 도맡아 했고 KA 우먼스클럽의 회장으로서 활동하며 한인커뮤니티에 낯이 익은 게일 여씨가 지난 2년여 하와이에서 그 모습을 감추었다.
그의 근황을 궁금해 하던 중 어느 날 카메라 하나 달랑 메고 기자 앞에 나타났다. 청바지와 티셔츠 차림에 화장기 없는 얼굴에 카메라 앵글을 통해 바라보는 조국산천의 아름다움과 하와이의 아름다움 예찬이 이어진다.
알고보니 50을 훌쩍 넘긴 나이에 뒤늦게 중앙대학교 대학원 사진학과에 진학해 크고 작은 카메라 렌즈를 통해 잊고 지냈던 조국 산천을 누비고 있다고 한다.
자신의 젊은 시절 꿈이었던 사진작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그동안 남몰래 준비해 왔다는 여씨는 드디어 지난해 일을 저지르고 말았단다.
몇 년전부터 망설여 왔던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대학원진행을 강행, 남편과 가족과의 이별을 감수하며 “지금 고생을 사서하고 있다”고 전한다.
아들녀석도 장가 보내고 남편만 바라보고 살기엔 내 인생이 너무 허무하다는 생각에 카메라를 다시 잡았고 이왕 시작할 것이면 제대로 하자는 결심에 사진작가들의 세계에서는 그 문턱이 높다는 학교를 선택했다고 전한다.
카메라 메고 산천을 누비는 사진작가의 모습이 멋있다고 하지만 여씨의 현실은 그리 녹녹치 않다.
등록금 부담도 부담이지만 관련 직종에서 나름대로 일 욕심께나 부린다는 프로들이 모인 학과에서 ‘촌티’, ‘노티’를 내지 않으려면 정말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
“20- 30대 젊고 재기 발랄한 학생들과 카메라 가방 메고 전국을 누비는 것이 즐겁지만 체력적으로 감각적으로 그들을 따라 갈 수 없다는 현실에 직면할때는 한 없이 서럽다”며 만학도로서의 심정을 전한다.
그래도 지난 30여년 세계인이 그리는 꿈의 관광지 하와이에서 여행사와 호텔에 근무하며 나름대로 세상구경을 하며 터득한 안목과 각국의 관광객들을 접하며 쌓인 인생경륜이 카메라 렌즈를 통해 녹아 나오는 것은 젊은 학생들도 감히 따라 올 수 없어 그나마 위안이 된다고.
“이 나이에 그 동안의 삶의 방향을 180도 바꾸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가족들이 이해하고 건강이 허락한다는 것이 무엇보다 감사하다”는 게일씨는 “조만간 하와이의 아름다운 풍경을 한국인들에게 널리 알리는 하와이 출신의 아줌마 사진작가로 자신의 이름이 알려지는 날을 기대하며 오늘도 열심히 카메라 가방을 챙긴다”고 날씨가 갑자기 추워진 한국에서의 요즘 근황을 전한다.
<신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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