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춘기(골동품 복원가)
약 1년 전, 서울국립묘지에 1백여명의 60대 남성이 손에 손에 곡괭이 삽을 들고 나타났다. “빨갱이 김대중의 묘를 파헤쳐라! 파버려라! 끌어내라!” 소리소리 외치면서 묘역에 접근하려는 노인데모대와 경비병 사이에 충돌이 일어났다. 이들이 들고나온 대형 프랭카드가 바로 ‘대한어버이연맹’이다.
조선의 근대화를 열망하면서 시도한 갑신정변이 3일천하로 막을 내리고 일본으로 망명한 김옥균! 망명지 일본으로부터 사실상의 추방을 당하여 상해에 건너간 지 5일만에 명성황후가 보낸 자객에게 그는 암살을 당한다. 민비는 김옥균의 시신을 서울로 옮겨와 한강변 양화진에서 능지처참 시킨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요, 전 대통령의 묘를 ‘대한어버이’의 이름으로 파헤치려 든다는 건 115년전 김옥균의 능지처참과 무엇이 다르다는 말인가!
‘대한어버이연맹’이 또 난동을 부렸다는 서울발 소식이다. ‘어버이 머리띠’에다가 ‘어버이 피켓’을 높이 든 50여명의 노인들이 대법원장공관에 몰려가 정치적 시국성향이 짙은 PD수첩(광우병사건), 공무원 노조사건 등에 대한 판결에 “인민재판장 물러가라”외치고 심지어 대법원장 출근승용차에 계란 세례를 퍼부었다고 한다. 입맛 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버이’라는 호칭을 변질시킨 자는 바로 북한이다. 오직 김일성에게만 사용할 수 있는 어버이수령 김일성! 따뜻하고 정스러운 일상생활 속의 어버이라는 정체성은 어버이 하나님을 능가하는 먼 세상의 속물로 전락시켰다. 어버이라는 체면 정서하고는 거리가 먼 말과 행동을 하고 있는 대한어버이들! 이곳에 혹여 ‘대한어버이연맹 뉴욕지부’가 생긴다면 어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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