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졌던 명성황후의 표범 양탄자를 찾았다. 한국전쟁 중에 미국으로 유출됐다 주미 대사관에 반환된 후 행방이 묘연했던 명성황후의 양탄자(본보 5월21일 A1면)는 서울의 한 복판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은 “6·25전쟁 시 국외로 불법 반출되었다가 국내 반환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른바 ‘명성황후 표범 양탄자’와 유사한 유물이 관내에 소장돼 있다”고 25일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 있는 것으로 확인된 표범 양탄자는 폭 8피트, 길이 18.5피트로 표범 48마리를 이어 붙여 만든 대한제국의 희귀 유물. 명성황후의 접견실에 깔려 있던 것으로 추정되며 6·25전쟁에 참전한 미군 에브론 길트너 병장이 1951년 미국으로 반출했다.
당시 미 언론에 이 국보급 양탄자가 소개되자 뉴욕 주재 한국총영사관은 반환을 요청했고 미 당국의 노력으로 1952년 8월부터 1953년 2월 사이에 워싱턴의 한국대사관(대사 양유찬)으로 반환됐다. 그러나 그후 종적이 묘연해져 주미대사관에서 전시 중임을 감안해 한국으로 이송하지 않고 보관하고 있다 사라졌거나 국내에 들어갔다 전쟁 중에 유실됐을 가능성이 점쳐져 왔었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던 명성황후 표범 양탄자는 최근 시민단체 ‘문화재 제자리 찾기’에서 그 행방을 추적하면서 다시 국내외의 큰 관심을 받아왔다.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소장 중인 표피(豹皮. 덕근 201)는 크기(243×574㎝)가 1951년 ‘LIFE’지에 공개된 ‘명성황후 표범 양탄자’의 크기(250×560㎝)와 비슷하다. 또 세로 6줄의 무늬 및 주위 테두리에 파상형 붉은색 천 장식이 붙어있다.
중앙박물관 측은 “소장 경위에 대해서는 아직 확증적 자료가 없다”며 “명성황후 양탄자와 동일품일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또 “명성황후가 이 양탄자를 실제 사용했는지 여부도 아직 자료가 없으나, 뒷면의 오얏꽃(李花) 문양 장식에 비춰 황실용으로 제작되었던 것은 확실하며, 크기나 보존상태 측면에서도 비교할 만한 유물이 없다”고 덧붙였다.
명성황후 양탄자가 발견됨에 따라 그동안 소재 파악에 나섰던 주미대사관과 외교부 등 관계당국은 ‘문화재 유실’이란 사회 일부의 오해를 불식시켰다며 반기고 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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