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9.11 테러 현장인 뉴욕 맨해튼 내 `그라운드 제로’ 인근 이슬람사원 건립 논란에 뛰어들면서 정치적, 종교적, 이데올로기적 논란이 더욱 확산되는 양상이다.
미국의 15일 주요 방송의 일요 시사 프로그램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입장과 모스크 건립 문제는 단연 핫 이슈로 떠올랐다. 여론조사 결과 다수가 이슬람 사원 반대 건립 입장을 표명하는 정서를 포착,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을 올 11월 중간선거 이슈로 끌고 갈 태세여서 이번 사안은 정치적 쟁점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뉴욕 이슬람사원 건립 논란에 침묵을 지키던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3일 이슬람권의 라마단을 축하하는 만찬에서 “무슬림들이 이 나라의 다른 누구와 마찬가지로 종교를 믿을 권리를 갖고 있다고 믿는다”며 이슬람 사원 건립을 찬성하는 듯한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즉각 보수층의 반발이 터져 나오자 14일 한 발짝 물러서 휴가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람들의 권리를 얘기했던 것이지, 그라운드 제로 인근에 모스크를 건립하는 것과 관련된 결정에 대해 얘기한 것이 아니며, 그러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공화당 피커 킹(뉴욕) 하원의원은 15일 CNN의 `스테이트 오브 유니언’에 출연, 오바마 대통령의 입장을 “양다리 걸치기”라고 비판했다. 킹 의원은 그라운드 제로 인근 모스크 건립은 “뉴욕 테러 희생자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며 “오바마 대통령은 여기에 대한 찬반 입장 표명을 보다 분명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그라운드 제로’를 지역구에 두고 있는 민주당의 제럴드 내들러 하원의원은 “정부가 모스크 건립을 막을 권리가 없다”고 강조하며 다수 여론의 모스크 건립 반대 흐름에 대해 “권리장전이나 종교적 자유에 대해 찬반을 물으면 달라질 것”이라고 거듭해서 종교적 자유라는 관점에서 문제에 접근했다.
이렇게 논쟁이 계속되는 와중에 공화당 상원선거위원회 의장인 존 코닌(텍사스) 의원은 폭스 뉴스 채널에 출연, “대통령의 발언은 국민들의 생각과 동떨어진 것으로, 이번 선거가 그 발언을 심판할 것”이라며 모스크 문제를 선거 쟁점으로 부각시킬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뉴욕의 모스크 건립 자체를 폐기하기보다 여론을 감안해 건립 장소를 그라운드 제로와 가깝지 않은 곳으로 이전하는 대안이 모색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고, 구체적인 물밑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이 14일 플로리다주에서 그라운드 제로의 모스크 건립에 관한 의견을 묻는 기자들에게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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