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영광의 재현을 노리는 미국이냐,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노리는 일본이냐. 2011 FIFA(국제축구연맹) 여자월드컵의 패권을 가리는 결승전이 오는 17일 오전 11시45분(LA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FIFA 랭킹 1위 미국 대 4위 일본의 격돌로 펼쳐진다(TV- 오전 11시 ESPN). 미국은 지난 1999년 이후 12년만에 월드컵 정상탈환이자 통산 3번째 우승 도전이며 월드컵 무대에서 4강에 오른 것도 이번이 처음인 일본은 첫 우승의 신화를 노리고 있다.
미국은 여자축구 역사에서 일본을 일방적으로 압도한다. 월드컵 2회 우승과 올림픽 3회 우승, 그리고 일본과의 25차례 맞대결에서 22승3무로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 그 실체를 말해준다.
상대적으로 일본은 국제대회 우승이 전무하며 맞대결에서 미국을 한 번도 꺾은 적도 없으며 월드컵에서도 결승은커녕 4강에 오른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역사의 무게만을 비교하면 마치 헤비급과 플라이급의 대결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나타난 일본의 플레이를 보면 그런 생각은 쑥 들어간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마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FC바르셀로나를 연상시키는 빠르고 정교한 패스워크와 그림 같은 콤비네이션 플레이로 여자축구의 미래를 주도하는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는 격찬을 받고 있다. 특히 8강전에서 연장 격전 끝에 지난 2회 연속 월드컵 챔피언이자 개최국인 강력한 우승후보 독일을 침몰시킨 것은 일본의 저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잘 알 수 있게 해준다.
그동안 일본은 신장과 파워를 앞세운 파워축구를 펼치는 유럽세에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하는 열세를 보였으나 이번 대회서는 8강에서 전차군단 독일을 꺾은 데 이어 4강에서 북구의 강호 스웨덴마저 가볍게 무릎 꿇리고 결승에 올라 ‘일본식 축구’가 세계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스웨덴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미국을 꺾었던 팀이기도 하다.
미국은 이번 대회전 친선경기에서 두 차례 일본을 꺾었지만 연습경기와 월드컵 결승을 혼동할 수는 없다. 미국 캡틴 크리스티 램폰은 “이번 월드컵에 나온 그들(일본)은 전혀 다른 팀이다. 완전히 차원이 다른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일본의 사사키 노리오 감독은 “(우승은) 결코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세계 랭킹 1위팀을 꺾고 월드컵에서 우승할 수 있는 일생에 한 번 온 기회”라고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특히 그는 “일본이 큰 대회 결승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사실상 독일과의 8강전은 상대와 분위기, 그리고 압박감 등에서 모두 결승전이나 마찬가지였다”면서 “선수들이 이미 한차례 결승전을 거친 셈이다. 진짜 결승도 그와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은근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일본의 패싱게임에 미국은 파워와 스피드, 그리고 높이를 앞세우는 피지컬한 플레이로 맞설 것이다. 역시 8강전에서 브라질을 상대로 기적같은 승리를 거둔 데 이어 프랑스와의 4강전에서도 어려운 경기를 막판에 승리로 이끈 미국은 12년만에 월드컵 정상탈환이 눈앞에 다가왔다는 흥분감에 고조돼 있다.
하지만 또한 일본과의 결승전이 결코 쉬운 경기가 아닌 것도 잘 알고 있다. 미국은 일본과 흡사한 기술축구와 패싱게임을 구사하는 프랑스와의 4강전에서 3-1로 승리했지만 내용면에서도 완연한 열세를 면치 못했던 것을 잘 기억하고 있다.
캡틴 램폰은 “그들(일본과 프랑스)은 모두 기술적으로 매우 뛰어나고 서두르지 않는 플레이를 하며 공격할때는 많은 선수들이 가세한다”면서 ““뛰어난 팀인 프랑스를 상대로 경기한 것이 일본을 상대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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