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롱아일랜드 포트 워싱턴에 위치한 뉴욕빌라델비아장로교회의 청소년 찬양 밴드팀 연습실. 어깨에 묵직한 일렉트로닉 기타를 맨 한 남학생이 한참동안을 부산스럽게 앰프 튜닝을 마치더니 눈을 지그시 감는다. 이윽고 이 남학생이 번쩍 들어올린 손으로 기타 줄을 내려치는 순간 연습실 전체는 드럼소리와 전자오르겐 소리 등이 하모니를 이루며 음악이 돼 퍼져나간다.
브롱스사이언스스쿨 11학년에 재학 중인 스티븐 주(한국명 현석) 군은 매주 토요일 오후면 언제나 이처럼 교회 밴드팀원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7학년 때 기타를 치는 교회 형을 모습에 반해 처음 기타를 배우기 시작한 주군은 4년째 교회의 밴드팀에서 활동하며 이제는 밴드팀을 이끌고 있는 실력파 기타리스트가 됐다. 어떤 곡이든 악보를 보지 않고도 음악만 들으면 자유자재로 연주가 가능할 정도로 수준급 이상의 실력을 뽐내고 있다.
얼마 전부터는 직접 습작을 하며 짧은 곡을 쓸 정도로 음악적으로 숙성돼가고 있다. “일렉트로닉 기타의 매력은 무엇보다 강한 비트에 있는 것 같아요. 음악에 빠져 기타를 치다보면 온갖 잡념과 스트레스가 저절로 풀리는 듯 한 느낌이에요.” 주 군은 “일렉트로닉 기타는 연주 기술 연마와 함께 자신의 크레이티브가 결합될 때 가장 좋은 연주가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더욱 열심히 연습해서 멋진 기타리스트가 되고 싶습니다”라고 말한다.
주 군의 어머니는 “어려서부터 익힌 피아노가 아주 수준급인데 좀 크더니 기타에 푸욱 빠지더라구요.”라며 “공연장에서 힘차게 연주하는 현석이의 모습을 볼 때마다 멋지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라며 활짝 웃는다. 주 군의 꿈은 멋진 기타리스트가 되는 것 말고도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전문 경영인이 되는
것. 주 군은 지난해 주군의 형이 진학한 미시건 대학교에 진학해 비즈니스를 전공하는 걸 목표로 세워놓고 열심히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물론 어릴 적부터 부모님께서는 ‘의사’가 되라고 권유하고 계시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의사보다는 전문 경영인이 더 마음에 끌린다.
지난해 추수감사절 아이티의 빈민촌 자원봉사활동을 다녀온 뒤 주군의 이 같은 생각은 더욱 굳어졌다. 주 군은 “될 수 있으면 돈을 많이 버는 전문 경영인이 되고 싶어요. 그래서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 경제적 지원을 할 수 있는 재단을 만들어 운영하고픈 게 저의 꿈입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노열 기자>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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