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월이 되면 스승의 날을 떠올리게 된다. 특히 음악을 전공한 나에게 선생님들은 너무나도 중요한 분들이셨다. 선생님을 좋아하면 그 과목이 좋아져서 열심히 하게 된다라는 말은 어쩌면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나의 친정어머니의 정열적인 교육열은 3살짜리 꼬마를 피아노 앞에 앉히기 시작하셨지만, 누구나 그렇듯이 어린 나에게는 피아노 연습은 언제나 큰 고통이었다. 김 선생님을 만나기 이전에는 여러명의 피아노 선생님을 바꿔가며 온갖 핑게를 대며 어떻게든 피아노를 그만두는 것이 어린 나의 인생의 목표였었다.
멀리서 피아노 선생님이 우리집으로 레슨 오시는 것을 보면서도 놀이터로 도망가다가 넘어져서 무릎을 깨기도 하고, 일부러 레슨 시간에 맞춰서 친구 집으로 사라지기도 하고…… 그야말로 피아노 선생님들에겐 골치거리 학생이었다. 모든 것을 포기하신 어머니는 악보보는 것이라도 잊지말라고 동네 피아노 학원에 보내셨는데 그 곳의 젊은 여자 원장 선생님이 김 선생님 이셨다.
선생님은 나의 음악적 재능을 한눈에 알아보시고 선생님 특유의 방법의 교육을 바로 시작하셨다. 방학땐 아침 6시부터 학원에 가서 연습을 하고 매일 저녁 콩쿨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모여 작은 음악회를 했다. 선생님의 정열은 여기서 끊이지 않았다.
피아노 공부를 하는 학생들에게 동요를 가르치고, 결국 한시간 이상 떨어진 여의도에 학생들을 직접 데리고가서 그 당시 초등학생들의 꿈인 ‘누가누가 잘하나’ 에도 출연을 시켰다. 나 역시 ‘누가누가 잘하나’ 역대 수상자 중 하나이다.
선생님의 이러한 열정이 어린 나의 마음을 감동시켰다. 그렇게 싫던 피아노가 좋아지고 연습을 하며 하나하나 이루어 가는 성취감을 맛볼수 있었다. 수줍음을 타던 내가 많은 사람들앞에서 당당하게 노래를 할수 있는 용기도 키워졌다.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는 것을, 그렇게 해서 얻는 결과가 얼마나 귀하고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가를 나는 김 선생님을 통해서 배웠다.
피아노 선생으로서 퍼시픽 콰이어 부지휘자로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나에게 김 선생님이 보여주신 열정은 참 스승의 본보기가 되셨다. 선생님의 가르침의 열정은 사랑이었음을 나는 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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