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빅 게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빅 게임’의 정의는 축구팬, 야구팬, 골프팬들마다 다르고 월드컵 해인지 WBC해인지에 따라 다르지만 적어도 버클리에서만큼은 하나로 통일된다.
그것은 바로 매 가을에 있는 버클리와 스탠포드의 풋볼게임. 미국에서 꽤 오래 살았지만 아직도 미식축구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나도 이번 게임만큼은 궁금해지는 이유는 역시 그 상대가 우리 학교의 오랜 라이벌인 스탠포드이기 때문이다.
아이비리그 급의 랭킹을 자랑하는 스탠포드와 점점 줄어드는 자금에도 불구하고 미국 공립대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버클리는 여러 분야에서 라이벌 의식이 남다르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물론이고 수업 중 교수님들도 서로의 학교에 대한 농담도 빈번하다.
우리의 라이벌 역사는 백 년도 넘게 거슬러 올라간다. 두 학교의 첫 풋볼게임은 1892년도에 개최되었고 지금까지 총 114번의 게임을 했다. 현재는 안타깝게도 스탠포드가 57-46-11의 기록으로 앞서고 있지만 이 기록은 빠른 시일 안에 뒤바뀔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오랜 전통을 가진 라이벌들인 만큼 빅 게임 주 내내 여러 행사가 주최된다. 매년 버클리에서는 스탠포드를 상징하는 나무를 태우고 스탠포드에서는 버클리 상징인 곰 인형을 학교 분수대 위에 꼽고 물을 벌겋게 염색한다고 한다. 역사에 남을 사건사고들도 많았다.
라이벌 관계를 잘 보여주는 스탠포드 도끼(The Stanford Axe)는 1899년도에 만들어졌는데, 그 해 버클리 학생들이 스탠포드에 가서 도끼를 훔쳐왔다. 그때부터 31년 후인 1930년에서야 스탠포드 학생들이 다시 회수해갔다. 그 후 이 도끼는 매 게임 후 승자에게 수여되는 트로피가 되었다.
하지만 게임 시즌이 지나면 학생들 사이에서 적대감은 거의 없다. 학업적인 부분에서도 오히려 두 학교가 협력하는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예를 들어 버클리-스탠포드 현대 중국 인문학 컨퍼런스에서는 스탠포드와 버클리 대학원생들이 모여 교류하고 중국 연구에 대한 아이디어를 소통한다.
이렇듯 스포츠에서 비롯된 라이벌 문화가 두 학교를 단결시키고 건강한 경쟁의식을 갖게 함으로 더욱더 서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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