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레미 리프킨은 2010년 출간된 “공감의 시대”라는 책에서 3차 산업혁명이 이끄는 새로운 시대를 이끌 인간의 유형으로 “공감하는 인간”을 꼽습니다.
발달한 문명 속에서 인류는 고차원적인 의식인 “공감적 특성”을 형성하게 되고, 소통을 통하여 발전시킨 인간의 “공감능력”이야말로 날이 갈수록 복잡해지는 사회적 교류를 가능하게 할 사회적 접착제가 될 것이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습니다.
최재천 교수는 이러한 공감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 인간을 기존의 호모사피언스 (Homo Sapiens)와는 다른 “호모심비우스 (Homo Symbious)”라고 부릅니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더 나은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생존 법칙일지도 모릅니다.
요즘 한국 사회에서 불고 있는 “힐링 열풍” 또한 이러한 소통에 대한 욕구의 발현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힐링을 위한 캠핑, 음식, 토크쇼에 이르기까지, 2012년 우리 사회의 화두가 아닐 수 없습니다.
누군가에게 아픈 구석을 털어 놓고 공감을 이끌어내 “치유(healing)”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뜻은 그만큼 팍팍해지는 현실에서의 도피처와, 단순한 위로조차 흔치 않아서 일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공감적 특성이 “힐링 열풍” 하나로 대변되는 현실이 마냥 좋게 느껴지지만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힐링을 필요로 하는, 다른 사람의 공감과 위로를 얻어내기 위해 손을 내밀고 있는 사람이 왜 그럴 수 밖에 없는지, 왜 2012년의 우리는 타인으로부터의 구원과 위로가 없으면 안될 존재들이 되었는지, 우리의 심적, 정신적 피로감은 과연 어디서 오는 것인지에 대한 공감과 이해 없이 일차원적 연민만을 이끌어 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충분히 20대들의 혼란과 슬픔을 이해한다, 그러니 우리 함께 힐링하고 꿈을 찾아 다시 한번 힘차게 도약하자, 식의 “청춘 멘토”들의 위로가 단순히 상처를 덮어두는 반창고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 것은 지나친 투정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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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 버클리 사회학과 재학중. 이번 칼럼을 시작하면서 고등학교 시절부터 글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꿈에 한발짝 다가간 기분이다. 20대의 불안과 설렘을 표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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